홍콩이공대 시위대 100여명 남아…사실상 와해

2019.11.20 21:27 입력 2019.11.20 22:28 수정

24일 구의원 선거 ‘분수령’

민주파 후보들 대거 출마

경찰 “213명 폭동죄 기소”

<b>폐허</b> 청소원들이 20일 홍콩이공대 앞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나흘째 봉쇄된 이공대 안에는 20일 현재 중·고생을 포함한 약 100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다. 홍콩 경찰은 체포된 200여명의 시위대를 폭동죄로 기소할 방침이다.  홍콩 | AFP연합뉴스

폐허 청소원들이 20일 홍콩이공대 앞 도로를 청소하고 있다. 나흘째 봉쇄된 이공대 안에는 20일 현재 중·고생을 포함한 약 100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다. 홍콩 경찰은 체포된 200여명의 시위대를 폭동죄로 기소할 방침이다. 홍콩 | AFP연합뉴스

마지막 보루였던 홍콩이공대 시위대가 사실상 와해됐다. 나흘째 봉쇄된 이공대 안에는 20일 현재 중·고생을 포함한 약 100명의 시위대만 남아 있다. 경찰은 이참에 시위대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리려는 듯 강경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강경파’ 경찰총수 크리스 탕은 취임 후 첫 조치로 체포된 200여명의 시위대를 폭동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4일 열리는 구의원 선거는 홍콩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공대 학생회는 20일 이공대 학생 30명 정도를 포함해 약 100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중·고생도 10여명 포함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남은 시위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성조기도 내걸었다. 미국 상원에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하지만 내부 사정은 심각하다. 상당수는 경찰 진압 과정에서 물대포와 최루탄을 맞아 부상 혹은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보온을 위해 랩이나 포장용 비닐로 몸을 감싸고 있다. 전날 밤 40여명의 응급 구조요원이 이공대를 떠나 치료할 사람도 없다. 이날도 하수도를 통해 탈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경찰에 체포됐다. 교육계와 가톨릭 홍콩 교구 소속 신부들까지 시위대 설득을 시도했다.

이공대 밖에서도 시위가 계속됐다. 시위대들은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 문이 닫히는 것을 방해했으며, 판링 지역에서는 철로 위 케이블에 자전거를 걸어놓았다. 지난 14일부터 초·중·고등학교에 내려졌던 휴교령이 이날 해제됐지만, 고등학생 100여명은 쿤통 지역에서 벽돌, 쓰레기통 등으로 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경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18일 밤 체포된 모든 시위대에 대해 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모두 폭동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이공대 전면 봉쇄와 진압 작전을 진행하자, 18일 밤 몽콕 등 이공대 인근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213명이 체포됐다. 폭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런치 위드 유(함께 점심 먹어요) 시위’도 강제 해산한다는 방침이다. 직장인들이 수십분간 ‘5대 요구’ 수용 등을 외치고 흩어지는 이 시위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24일 구의원 선거가 주목된다. 시위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을 뽑는 선거에는 민주파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다. 민주파가 많이 당선되면, 홍콩 정부의 강경 대응 흐름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시위대는 기대한다. 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으나 선관위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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