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초중생 의무교육 도입하나…학생부담 우려도

2024.03.10 16:57 입력 2024.03.10 18:00 수정

인공지능 교육기지로 선정된 상하이 훙커우구 취양 제4소학교/ 학교 측 공개

인공지능 교육기지로 선정된 상하이 훙커우구 취양 제4소학교/ 학교 측 공개

올해 양회에서 뜨거운 화제가 된 주제 가운데 하나는 인공지능(AI) 의무교육 도입이다. AI교육을 초·중학교 의무교육 과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오자 교육부는 긍정적 답변을 내놓아 정책 도입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이다. 온라인 플랫폼 등지에서 논쟁도 이어졌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화이진펑(怀进鹏) 중국 교육부장관은 9일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 회의에서 교육 관련 질문에 “인구도 많고 불균형한 대국인 중국에서 교육의 질 높은 발전을 이루려면 디지털 교육의 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소양을 갖춘 교사를 양성해 AI 기술을 창의적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I 의무교육 도입 화두를 꺼낸 이는 전인대 대표인 레이쥔(雷军) 샤오미 창업자 겸 회장이다. 레이 회장은 지난 7일 전인대 회의에서 “인공지능 소양교육을 9년 의무교육 내용에 포함시키고, 인공지능 지식 커리큘럼을 설치하는 한편 관련 내용을 초중고교 사회실천활동(수행평가)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내용은 지난 4일 중국청년보가 “레이 회장이 AI 의무교육 도입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전인대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레이 회장은 “국내 AI 인재가 부족하다고 본다”며 이 같이 제안했다고 CCTV에 말했다.

중국 교육 당국은 이미 AI교육 도입에 팔을 겉어붙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전국 184개의 학교를 초중등 AI 교육기지로 선정했다.

난징대는 중국 대학 가운데 최초로 올 가을학기부터 전교생에게 AI과정을 의무적으로 수강하게 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난징대 학생들은 전공과 무관하게 AI에 대한 전문지식과 AI윤리 관련 과목을 수강한 뒤 자신의 전공에 AI를 활용하는 ‘AI 융합’까지 수강해야 졸업할 수 있다.

왕쥔(王骏) 난징대 학부과정 상무부원장은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AI전문가가 되라고 요구하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AI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번역, 금융 등 각계분야에서 필요한 AI 이해력을 쌓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방침은 학교의 당 위원회가 주도한 것이다. 학교 측은 기업과 협업해 교수를 평가하는 AI 모델도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AI 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널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단계에서 의무교육으로 도입해야 하는 것인지를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쓰촨 온라인은 AI 의무교육 도입을 우려하는 여론은 “학생들의 학업 부담과 건강 문제”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과도한 교육부담이 저출생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아비만과 학생들의 시력저하도 양회에서 다뤄질 정도로 중대한 문제로 거론된다. 온라인에는 사교육 금지 등 당국이 발표한 초등생 학업부담 경감조치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플랫폼 왕이뉴스에 올린 동영상 논평에서 “AI교육은 국가 발전에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더 피곤해질까 걱정된다“며 ”지금도 학생들은 오전 5시에 일어나 오후 6시에 하교하는 등 하루 15시간을 공부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AI 교육의 내용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레이 회장의 제언 계획이 처음 보도됐을 때 “초등학생에게 샤오미로 숙제를 해 오라는 의미인가”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CCTV 난징 지국은 앵커 논평 형태로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와 안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며 AI교육이 윤리 문제에 대한 교육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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