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중국 매체 “사망자 대부분 30~40대 조선족 여성…시급 9860원”

2024.06.25 13:08 입력 2024.06.25 14:37 수정

외국인 노동력 절실하면서도

한국인보다 임금·복지는 열악

25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조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4.06.25 권도현 기자

25일 오전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조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2024.06.25 권도현 기자

중국 매체들은 24일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자 대부분이 중국인이라며 사고 소식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한국 내 중국인 노동자의 처우에 대해서도 다뤘다.

중국중앙TV(CCTV), 신화통신, 글로벌타임스 등은 25일 화성 배터리 공장 사고 사망자가 23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7명은 중국인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수는 초기에 19명으로 보도됐다가 한국 당국 발표 이후 17명으로 정정됐다. CCTV는 사고발생 이후 현장을 생중계했으며 신화통신 등도 속보를 내보냈다.

베이징 기반 매체 신경보는 공장 직원을 인터뷰해 상세한 상황을 전했다. 랴오닝성 출신 조선족이라고 소개된 이 직원은 “휴가를 내 출근을 하지 않아 죽음을 면했다”며 “공장에 1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있었으며 대부분 중국 동북부 출신의 30~40대 조선족 여성”이라고 전했다. 그는 “희생자 대부분 배터리 공장의 3개 건물과 2개 층에서 나왔다. 주로 배터리 포장 및 용접 작업장”이라며 “임금은 한국에서 가장 낮은 시급인 시간당 9860원으로 50위안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지난 22일에도 배터리 공장 건물 2개 건물 1층에서 배터리가 폭발해 직원들이 소화전으로 화재를 진압한 적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일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소방 훈련을 받은 적도 없고, 공장에서도 소방 훈련을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 매체들은 사고 사망자 가운데 중국인 비율이 높은 이유도 전했다. 제일재경신문은 25일 한국 법무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체류 외국인 250만8000명 중 중국인이 94만명(37.6%)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동방위성TV에 출연한 시사평론가는 인구 감소 등으로 한국의 1,2차 산업현장은 외국인 노동자를 필요로 한다며 “많은 한국 공장 소유주조차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많은 중국인, 특히 조선족이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한국 내 중국 노동자들이 사회 기저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이 한국 노동자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일부는 정식 노동계약을 체결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약 또는 정식 근로자 지위가 없는 희생자들이 있다면 (사고가 난 한국) 현지 회사와 정부가 그들을 한국인들과 다르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전날 사고 현장을 방문해 “화재로 인해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특히 다수의 중국 국민이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슬프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뼈아픈 교훈을 얻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에는 애도와 슬픔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고향을 떠난 동포들이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다”며 슬픔을 나타냈다. “중국은 세계 최고의 제조업 국가인데 임금이 낮아 한국으로 일하러 간다”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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