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외환보유액 40% 급증… “제2의 중국” 비아냥

2012.08.01 21:39 입력 2012.08.02 01:01 수정

‘환율 관리’ 유로화 사들여

스위스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의 환율 약세를 유지하기 위해 유로화를 대량 매입하면서 스위스 외환보유액 규모가 지난해보다 40%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위안화 가치를 낮추고자 외환을 사들이는 중국에 빗대 스위스가 ‘제2의 중국’이 되고 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스위스국립은행은 지난 5~6월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수백억유로를 집중 매입했다. 안전한 투자처를 찾던 자본이 유로 대신 스위스프랑에 투자하면서 스위스프랑이 절상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9월 자국 환율을 유로에 고정시키고 유로 대비 환율 상한선을 1.20스위스프랑으로 책정한 바 있다.

스위스, 외환보유액 40% 급증… “제2의 중국” 비아냥

유로 매입 결과 스위스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약 3760억달러에 이르러 지난해 세계 9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보유 외환 중 유로 비중은 지난 3월 말 51%에서 6월 말 60%로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위스는 하루 30억스위스프랑(약 25억유로)씩을 들여 유로를 사들이고 있다”며 “이런 속도라면 4년 안에 중국 외환보유액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위스의 외환정책은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국가들의 통화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스위스가 유로 비중을 줄이려고 다른 국가의 통화를 매입하고 있어서다. 스웨덴크로나·캐나다달러·호주달러·한국원화·싱가포르달러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크로나·캐나다달러·호주달러가 직격탄을 맞아 크로나의 경우 유로에 대한 가치가 12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금융그룹 UBS의 외환연구원 제프리 유는 “스웨덴은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 스위스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환율을 방어할 필요성이 사라져 스위스가 유로를 매도하기 시작한다면 시장이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 제프리 켄드릭은 “보유 외환의 균형을 맞추자면 스위스는 200억스위스프랑(166억유로)어치의 유로를 매도해야 한다”며 “이는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를 급격히 하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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