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민투표 D-3

한국 증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영국 자산 36조’ 움직임 촉각

2016.06.19 17:26 입력 2016.06.19 23:40 수정

외국인 보유액의 8.4% 차지…브렉시트 땐 자금 유출 타격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내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영국계를 포함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대거 빠져나가는 등 단기적으로 외환·금융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국은 영국이나 EU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실물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계 자금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주식 36조477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영국계 자금은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1조3250억원(지난 3월 말 기준)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한다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금, 채권, 달러화와 같은 안전자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미국계와 영국계가 주식을 순매도할 것”이라며 “특히 영국계 자금 유출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브렉시트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20선에서 1950선까지 미끄러졌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47조원가량 증발했다.

HSBC, SC 등 영국계 은행들은 전 세계적으로 3조달러 이상의 자금을 제공하고 있어 브렉시트 발생 시 글로벌 자금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브렉시트 현실화 시 영국 은행권의 보수적인 자금 운용이 예상된다”며 “국내 기업들은 외화 조달 여건 악화 가능성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 영국과 무역 부문에서 직접적인 연계성이 낮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과 EU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각각 1.4%, 9.1% 정도다. 또한 브렉시트가 결정되더라도 실제로 영국이 EU를 탈퇴할 때까지는 2년의 유예기간이 있어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정부는 브렉시트 투표일 전후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면서 유사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브렉시트 투표가 가결되면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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