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스처럼, 강 위에서 먹고 자고…‘보트하우스족’ 무려 3만명

2016.06.19 15:50 입력 2016.06.20 09:41 수정
런던 | 글·사진 정동식 통신원

집값 못 견뎌 런던 근교 운집

소형 한달 임대료, 시내 절반

콕스 집은 비영리 조합 소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반대 캠페인을 벌이다 괴한에게 피격당해 사망한 조 콕스 영국 노동당 하원의원의 런던 거주지가 템스강에 있는 보트하우스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트하우스는 보트를 개조해 강 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집이다. 침실과 화장실은 물론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엌도 설치돼 있다.

주인 잃은 보트, 애도의 꽃다발만 18일 영국 런던 템스강 타워브리지 부근 조 콕스 하원의원이 살았던 보트하우스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꽃과 사진, 초, 추모글로 뒤덮여 있다.

주인 잃은 보트, 애도의 꽃다발만 18일 영국 런던 템스강 타워브리지 부근 조 콕스 하원의원이 살았던 보트하우스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꽃과 사진, 초, 추모글로 뒤덮여 있다.

콕스 의원이 살고 있는 공동체의 이름은 허미티지 무링스. 이곳엔 모두 19척의 보트에 50명이 살고 있다. 이 ‘보트 마을’ 뒤로는 템스강 동쪽에 위치한 타워브리지가 보인다. 이 공동체의 주민 의장인 앤 웨인라이트는 “조는 이곳에서 5년째 살고 있다. 운하 근처에서 살다가 첫째를 낳을 때 가족적인 분위기를 찾아 이곳으로 왔다”고 전했다.

현재 영국의 보트하우스족은 3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전만 해도 이런 보트는 부유층의 여름 별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산층이나 젊은 세대들이 많이 이용한다. 이들은 주로 런던 근교의 운하에 많이 살고 있다. 방이 두 개인 소형 보트하우스의 한 달 월세는 런던시내 임대료의 절반도 안된다.

추모객들이 조 콕스 하원의원이 살았던 런던 템스강 보트하우스 단지를 찾아 출입문 앞에 설치된 추모 테이블의 방명록에 추모글을 적고 있다.

추모객들이 조 콕스 하원의원이 살았던 런던 템스강 보트하우스 단지를 찾아 출입문 앞에 설치된 추모 테이블의 방명록에 추모글을 적고 있다.

그러나 콕스 의원이 살고 있는 커뮤니티는 소형 보트하우스와는 다르다. 템스강변의 부유층 주거단지와 붙어 있는 데다 임대가 아니라 비영리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다. 콕스 의원의 보트하우스는 방이 4개짜리다. 이곳의 다른 보트들도 비슷한 규모다. 웨인라이트는 “이 거주지를 만드는 데 모두 200만파운드가 들었는데 거주자들이 똑같이 나눠 냈다”며 “다른 곳은 모두 임차료를 내고 살지만 우리는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어 다른 어느 보트 거주지보다 공동체 정신이 강하다”고 소개했다. 이곳의 중간지점에는 마을회관 같은 공동체 보트가 있다. 이웃이 수시로 모여 함께 밥을 먹고 애환을 나누기 위한 시설이다.

그는 보트에서 생활하는 이유에 대해 “런던시내 집값이 비싼 탓도 있지만 강 위에서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원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강에서 사는 세금과 육지에서 일하기 위한 세금을 모두 내지만 육지의 삶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돈만으로는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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