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자유주의 압살…전쟁 전보다 억압통치 강화”

2023.02.20 21:30

NYT “우크라에선 고전, 국내에선 저항 안 받고 폭주”

“푸틴, 러시아 자유주의 압살…전쟁 전보다 억압통치 강화”

오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의 억압적 통치가 전쟁 전보다 더 강화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장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1년 동안 거의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러시아를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로 바꿔놓았다”고 전했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 패퇴를 기념하는 모스크바 조국전쟁박물관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나치즘에 비유한 ‘나토치즘’(NATOzism)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나토는 서방의 세계 지배를 위해 창설됐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인들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이다.

학교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전전이 진행되고 있다. 모든 초·중·고는 지난해 9월부터 전에 없던 국기 게양식과 국가 제창식을 하고 있다. 참전 병사들을 위한 초 만들기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세르게이 체르니쇼프는 초 만들기 캠페인에 불만을 표시하는 사람은 “나치” 또는 “서방의 공범”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장소에서조차 전쟁 비판을 조심해야 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전쟁을 비판하던 부부가 대화를 엿들은 다른 손님의 신고로 체포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한 노인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가 버스에 타고 있던 한 남성에 의해 강제로 버스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침공 후 러시아 인권단체와 독립언론 등 러시아 내 자유주의 세력의 활동은 잇따라 중단됐다. 서방 기업들은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발맞춰 사업을 접고 러시아를 떠났다. 성소수자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광고, 책, 영화는 금지됐고, 성소수자 관련 슬로건과 상징물 판매도 금지됐다.

모스크바 소재 인권박물관 사하로프센터 소장 비아체슬라프 바흐민은 “2년 전, 아니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로프센터는 지난달 정부로부터 건물 임대 계약을 종료한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 15일 문을 닫았다.

지난해 침공 직후 공직을 그만둔 전 제네바 주재 러시아 대사 보리스 본다레프는 WP에 “엘리트들은 푸틴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침공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들 스스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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