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포로 태운 수송기, 미국산 패트리엇에 격추”

2024.02.01 15:31 입력 2024.02.01 18:50 수정

러시아 조사관이 지난 1월24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 추락한 일류신(IL)-76  수송기의 잔해를 살피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조사관이 지난 1월24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 추락한 일류신(IL)-76 수송기의 잔해를 살피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태운 채 추락한 러시아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말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수송기가 미국산 패트리엇 시스템에 격추됐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확실하게 밝혀진 사실”이라며 “이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영토에서 발사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추락한 수송기 조종석에서 블랙박스 2개를 회수해 추락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푸틴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이 지원한 첨단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이 된다. 그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해당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지 말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칫 ‘서방 대 러시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대 러시아’의 전쟁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지원 무기를 우크라이나 영토 방위에만 쓰도록 한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모스크바를 비롯해 러시아 본토에 산발적인 공격을 감행하면서도 해당 공격에 서방 지원 무기가 아닌 자국산 드론 등을 사용했다고 강조해 왔다.

당장 러시아는 미국의 패트리엇 지원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미 의회에 항의할 방침이다. 1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은 미 의회에 전달하기 위해 항의문을 작성 중이다. 러 하원은 항의문 초안에서 “우크라이나 테러정권을 규탄하고 그들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일류신(IL)-76 수송기가 추락한 사건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여 왔다. 러시아 당국은 수송기에 타고 있던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65명과 러시아인 승무원 6명, 호송 요원 3명 등 탑승자 74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수송기는 이날 예정돼 있던 양측의 포로 교환을 위해 비행 중이었으며, 우크라이나가 자국 포로가 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수송기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해당 수송기에 자국 포로가 타고 있었는지도 확실치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뒤흔들기위한 러시아의 정보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국제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보국 관계자는 수송기가 추락한 날 포로 교환이 예정돼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푸틴 대통령도 서방 언론들이 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며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자국민과 서방 국가들의 관심을 끌거나 러시아를 도발하기 위해 벨고로드를 공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측은 진실 공방 와중에도 예정됐던 포로 교환은 중단 없이 진행했다.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아랍에미리트의 중재로 양국이 각각 195명의 포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포로를 포함해 207명의 국민이 귀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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