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옹호’ 독일 AfD, 유럽의회 교섭단체서 퇴출···다른 극우 정당도 “이건 아니다”

2024.05.24 08:15 입력 2024.05.24 14:59 수정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이 독일 드레스덴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소속 의원의 나치 친위대 옹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유럽 극우 정당 모임에서 퇴출당했다.

23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유럽의회 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AfD 소속 유럽의회 의원 9명을 제명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레가) 소속인 마르코 자니 ID 대표가 표결에 부친 제명안에서 소속 정당 대표 8명 중 5명은 AfD 퇴출에 찬성했다. ID에는 AfD와 동맹, 프랑스 국민연합(RN), 벨기에 플람스 벨랑, 오스트리아 자유당(FPOe) 등 극우 성향 정당이 속해 있다.

ID는 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이 나치 준군사조직인 친위대(SS)를 두둔했다는 이유로 이 정당을 교섭단체에서 퇴출했다. 크라 의원은 지난 18일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친위대 제복을 입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범죄자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며 나치 친위대를 두둔했다. AfD는 문제의 발언을 한 크라 의원만 제명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른 나라 극우 정당 정치인들은 크라 의원을 비판했다. RN의 마린 르펜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 단체와는 깨끗하게 결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옛 동독 지역을 중심으로 이민·유럽연합(EU)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기세를 올리던 AfD는 최근 잇따른 추문으로 주변국 극우 정치인들의 반감을 사다가 크라 의원의 나치 옹호 발언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 1월에는 AfD 소속 정치인들이 이주민 수백만 명의 추방을 논의한 비밀 모임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중국·러시아의 스파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fD는 간첩·뇌물수수 혐의로 나란히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유럽의회 선거 1·2순위 후보 크라 의원과 페트르 비스트론 의원을 유세에서 제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교섭단체 퇴출을 막지는 못했다.

현재 ID의 유럽의회 의석은 59석이며, AfD는 그 중 레가, RN에 이어 세 번째로 의석이 많다.

AfD는 이날 성명에서 “ID의 결정을 받아들인다. (오는 6월 유럽의회) 투표 당일과 이후는 낙관적으로 본다”며 “새 회기에도 강력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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