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크름반도에 미 장거리 미사일 발사…민간인 사망

2024.06.24 08:08 입력 2024.06.24 15:59 수정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물품이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콤소몰스키 공원에 놓여있다. 타스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미사일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물품이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콤소몰스키 공원에 놓여있다.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발사해 100명 넘는 민간인이 죽거나 다쳤다.

23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낮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 에이태큼스 5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4기는 러시아군 대공 방어시스템에 격추됐으나 나머지 1기는 공중에서 집속탄 탄두가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124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부상자 중 어린이 5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에이태큼스가 미국이 지원한 무기인 만큼 이번 공습에도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에이태큼스의 모든 임무는 미국 자체 인공위성 정보를 토대로 미국 전문가들이 입력한다”며 “민간인을 고의로 노린 이번 공격의 일차적인 책임은 무기를 공급한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24’ 방송에서 우크라이나가 고의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노려 공격했다며 국제기구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이번 폭격을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자국 형법에 따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거리가 300㎞ 달하는 장거리 무기인 에이태큼스는 ‘어미 폭탄’이 ‘새끼 폭탄’ 수백 발을 지상에 흩뿌려 광범위한 공격을 가하는 집속탄이 내장돼있다. 민간 피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집속탄을 비인도적 살상 무기로 본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줄곧 미국에 에이태큼스 지원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방어 목적에 한해 러시아 본토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 등 미국산 무기로 공격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만 미국은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크름반도는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이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곳을 러시아 본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름다운 휴양지였던 크름반도는 전쟁으로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됐다. 이날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 사람들이 일광욕하던 의자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해변 밖으로 옮기거나,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부상자를 응급처치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크름반도는 러시아가 헤르손 등 남부 전선으로 병력과 군수품을 보급하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한데 이번 에이태큼스 공격으로 이 같은 역할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크름반도에는 해군 흑해함대 사령부도 주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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