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노 논란’ 日기미가요, 대체 뭐길래…

2009.04.07 17:08

“기미가요는 어떤 노래인가요?”
“기미가요의 가사는 도대체 무슨 뜻인가요?”

개그맨 조혜련을 ‘매국노 논란’에 휩싸이게 한 일본 국가 ‘기미가요(君が代)를 두고 누리꾼들의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기미가요가 함축하고 있는 뜻부터 시작해 조혜련이 박수를 치고 환하게 웃은 행위를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뜻을 몰랐다면 그럴 수 있다” 등 갑론을박으로 인터넷이 뜨겁다.

국가대항 스포츠 현장에서 누구나 한번 쯤은 접했을 기미가요는 메이지 일왕의 생일축가로 처음 불려진 뒤 1999년 ‘국가’로 정식 공포됐다. 기미가요는 ‘천황(일왕)의 통치시대는 천년 만년 이어지리라. 모래가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짧은 가사로 일왕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내용이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는 이 노래를 조선인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하루에 한 번 이상, 또 각종 모임이나 학교 조회시간 때 일장기 게양과 경례 뒤에 반드시 부르게 했다.

이처럼 기미가요는 ‘히노마루’(일장기)와 함께 침략전쟁을 일으킨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이에 일본에서는 일본교직원조합 등 교사들을 중심으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위배된다’며 기미가요 제창을 거부해와 보수파와 대립해왔다. 1965년 오사카부립고교의 히노마루 게양 반대사건에 이어 74년에는 가고시마현의 한 중학교 교장이 히노마루·기미가요 문제로 자살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98년 사이타마현립 도코로자와고교에서는 ‘졸업·입학식 보이콧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일본 내에서도 기미가요는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대표적 극우인사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지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2003년 10월부터 학교행사 때 국기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을 의무화한 뒤, 이른바 ‘비애국적’ 교사들에게 중징계를 내리고 있다.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는 학교측이 기미가요 제창시 교사들의 기립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의자를 준비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기미가요를 패러디한 ‘풍자국가’가 인터넷상에 유포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Kiss me’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종군위안부’와 ‘전후보상재판’ 을 테마로, 일본어가 아닌 영어가사로 돼있다. 실제 기미가요와 비슷한 발음으로 들리는 게 특징이다. 노래 첫 부분은 “Kiss Me Girl Your Old One…”(소녀여, 이 할머니에게 키스해다오)으로, 이를 부르면 기미가요 가사인 “기. 미. 가. 요. 와. ”로 들린다. 게다가 노래 부를 때의 입 모양 또한 원래 기미가요를 부를 때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흡사하다.

가사의 전체적인 의미는 난해하지만, 일본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군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만난 일본인 소녀가 이미 숨진 위안부 출신 할머니의 원한을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를 만든 이는 히노마루 게양과 기미가요 제창에 반대하는 단체로, “기미가요를 부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노래로, 마음 속의 저항을 받쳐주는 작은 기둥이 될 것”이라고 노래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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