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학생 대지진 ‘해적방송’에 네티즌 감동…왜?

2011.03.14 16:55 입력 2011.03.14 17:01 수정

소년이 방송을 중계한 웹사이트

소년이 방송을 중계한 웹사이트

일본 도호쿠 지역 대지진의 참사 속에서 TV를 보지 못하는 이재민들을 위해 ‘해적방송’을 벌인 한 중학생의 사연이 일본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지난 11일 도호쿠 지역 대지진이 발발한 직후 히로시마현에 사는 한 중학교 2학년 소년은 NHK 지진 특별프로그램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인터넷과 SNS에서 생중계했다.

그는 스마트폰용 동영상 중계 앱 ‘유스트림’을 사용해 방송을 중계했다. 방송이 나온 TV 앞에 휴대폰 카메라를 갖다 대고 있어야 했기에 가끔 흔들리거나, 전화가 오면 끊어지는 ‘방송사고’도 있었다.

참사 당시는 정전으로 인해 많은 이재민들이 TV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NHK의 국내 공식 스트리밍도 불안정해 많은 이들이 정보 부족으로 인한 공황에 사로잡혀 있었다. 소년의 방송은 당시 이재민들이 TV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이었으며 14일 현재 조회 수는 88만을 기록했다.

원래 NHK의 공식 방송은 이런 방법으로 방영되는 것이 불법이다. 소년도 자신의 행동이 저작권법에 어긋나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비록 내가 체포된다 하더라도 TV를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으로라도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며 방송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놀랍게도 이를 접한 NHK의 홍보담당자는 소년의 인터넷 생중계를 비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방송 주소를 더 널리 확산시켜달라”는 의견까지 덧붙였다.

그는 트위터에서 “정전 때문에 TV를 볼 수 없는 지역이 있다. 인명과 관계되는 것이기 떄문에 조금이라도 정보가 닿을 수 있는 수단이 있으면 활용해야 한다”며 “비록 이것은 내 독단적인 결정이므로 나중에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

이 사연은 곧 트위터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다. 일본 네티즌들은 “고마워요 히로시마 중학생” “NHK 홍보담당자도 부디 아무일 없길”이라며 이들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소년은 네티즌들에게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신 대지진의 이재민”이라며 “나는 중학생이므로 이 정도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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