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무장관 “팔레스타인 마을 없애버려야” 막말 후폭풍

2023.03.02 22:14 입력 2023.03.02 22:16 수정

미 국무부 “혐오스럽다” 비판

네타냐후 총리 등 언급하며

“장관 발언 취소하라” 압박

<b>경찰에 연행되는 ‘사법개혁안 반대’ 시위 참가자</b> 이스라엘 경찰들이 1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열린 대법원 권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사법개혁안 반대 시위 도중 한 참가자를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찰에 연행되는 ‘사법개혁안 반대’ 시위 참가자 이스라엘 경찰들이 1일(현지시간) 텔아비브에서 열린 대법원 권한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사법개혁안 반대 시위 도중 한 참가자를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장관이 “팔레스타인 마을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막말을 쏟아내자 미국이 즉각 비판에 나섰다. 이스라엘 극우 정권의 행보에 우려를 표해온 미국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 발언을 거부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하레츠·CNN·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이날 경제지 더마커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마을 후와라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언급하며 “마을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은 개인이 이것(마을을 없애는 것)을 하는 것은 금지하기 때문에 (국가인) 이스라엘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후와라 등에서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 거주지에 총격을 가하고 주택과 차량에 불을 질러 1명이 사망하고 350여명이 다친 사건을 두고 망언을 쏟아낸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불쾌하고 혐오스러우며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팔레스타인의 폭력 선동을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폭력 선동에 해당하는 (이스라엘의) 도발적인 언사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와 정부 주요 인사들이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부인할 것을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이례적으로 정면 비판한 것은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폭력사태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네타냐후 정권을 압박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후와라 유혈사태는 지난달 26일 후와라 인근에서 이스라엘인 형제가 괴한의 총격에 살해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일어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폭동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유대인들의 공격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사태는 최근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예리코 인근 고속도로에서 이스라엘계 미국인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인 1명을 사살하고 6명을 체포했다. 올해에만 이스라엘군의 작전 과정에서 62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다. 현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는 약 290만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약 47만5000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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