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에서 그리드 걸 사라진다

2018.02.01 21:41 입력 2018.02.01 22:53 수정

여성 성상품화 비판 수용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1(F1)에서 ‘레이싱 걸’로 불리는 ‘그리드 걸’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F1은 3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는 3월 시즌 첫 경기인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에서부터 그리드 걸을 경기장에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F1은 성명에서 “그리드 걸은 우리의 브랜드 가치와 오늘날 사회적 규범과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스 브라운 홍보이사가 지난해 12월 BBC 인터뷰를 통해 그리드 걸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지 2개월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BBC는 지난해 1월 F1의 지주회사 델타 톱코를 인수한 미국 미디어기업 리버티가 전임 최고경영자 버니 에클스턴을 내쫓고 21세기에 맞는 홍보방식과 문화를 만드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드 걸은 성상품화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들의 공식적인 업무는 대회 후원사나 레이싱팀 홍보지만 실상은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남성 관중들의 눈요깃거리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성적 움직임으로 2015년 모나코 그랑프리에는 여성 대신 남성이 나섰으며, 프랑스의 스포츠 자동차 내구 경주대회인 르망24시는 그해부터 여성 그리드 걸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시민단체 ‘위민스 스포츠 트러스트’는 성명을 내고 F1의 결정을 지지했다. 이 단체는 “스포츠계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존중되고 묘사되어야 하는지를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라면서 사이클링, 복싱, 종합격투기 등 여성 모델을 경기장에 세우는 다른 종목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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