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세계 경제 ‘출렁’

2018.03.23 21:35 입력 2018.03.23 21:41 수정

미, 25% 관세폭탄에 중도 보복 예고

아시아 증시는 패닉·원화값도 폭락

미·중 무역전쟁…세계 경제 ‘출렁’

세계 경제 1, 2위 국가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막이 올랐다. 미국 정부가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중국도 30억달러(약 3조24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세계 증시가 하락하는 등 주요 2개국(G2) 간의 무역전쟁 우려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500억달러어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첨단 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게 골자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조사해온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는 지금 연 5040억달러(약 544조8000억원)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를 1000억달러로 줄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USTR은 1300개의 관세 부과 대상 품목 후보군을 선정했으며, 앞으로 15일 안에 목록을 작성할 예정이다. 이후 한 달간의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 관세 부과 품목이 결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재무부에 중국의 대미 투자 제한과 관리·감독 규정을 신설하도록 지시했다. 중국 기업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과 합작회사 형식을 통해 기술을 빼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중국도 곧바로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는 23일 오전 성명을 통해 3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아시아 증시는 3~4%대 폭락했다. 특히 무역 비중이 큰 한국 증시와 일본 증시의 낙폭이 컸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79.26포인트(3.18%) 추락한 2416.76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133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1.94포인트(4.81%) 급락한 829.68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장 대비 974.13포인트(4.51%) 내린 20617.86에 장을 마쳤다. 무역전쟁 당사국인 중국 상하이증시는 이날 3%대, 미국 뉴욕증시는 전날 2%대 추락했다.

환율도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9.5원 오른 달러당 1082.2원으로 마감했다. 워싱턴 | 박영환·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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