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방중…‘빈손’ 알래스카 회담보다 나아질까

2021.07.25 21:46 입력 2021.07.25 21:58 수정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방중…‘빈손’ 알래스카 회담보다 나아질까

셰펑·왕이 잇따라 대면 예정
“양국 소통 채널 재개가 목적”
구체적 성과 기대는 어려워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이 25일 중국을 방문해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잇따라 만난다. 양국이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격렬하게 충돌한 후 4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외교라인 간 대면 접촉이다. 이번 회담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평가되지만, 회담 전부터 양측이 거센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셔먼 부장관이 25일중국을 방문하며, 26일 톈진(天津)에서 셰펑 부부장 및 왕이 외교부장과 순차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회담 일정과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회담의 주요 목적은 양국 관계에 대한 솔직한 의견 교환”이라며 “구체적인 것을 협상하는 게 아니라 고위급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번 회담에 임해 미국과 동맹·파트너의 이익과 가치를 대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의 행동에 대한 미국과 동맹국의 우려를 숨기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의 태도는 더 강경하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태도를 표명하고, 내정간섭과 이익침해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에 설교하거나 이래라저래라 말할 자격이 없다”며 “이런 수법은 앵커리지에서도 통하지 않았고, 톈진에서는 더욱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 당사자인 왕이 부장은 “미국이 평등한 태도로 다른 나라와 함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우리가 보충수업을 해줄 책임이 있다”면서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같은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번에도 알래스카 회담처럼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빈손 회담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양측이 어렵게 회담을 성사시킨 만큼 더 이상의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서로의 한계선을 확인하고 협력 가능한 지점들을 찾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이 협력 가능한 분야로는 여전히 기후변화와 북한 문제 등이 꼽힌다.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고위급 대화를 재개하고 올가을 주요 20개국(G20) 회의에 앞서 정상회담의 기틀을 닦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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