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타격에 커지는 긴장…수습 나선 미국

2022.12.07 11:37 입력 2022.12.07 15:52 수정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인 6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 인근에서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군의 날인 6일(현지시간) 동부 도네츠크주 슬로뱐스크 인근에서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한데 따른 ‘후폭풍’이 일고 있다. 수도 모스크바조차 안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며 러시아 당국은 고심에 들어갔고, 서방은 러시아가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공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며 위기 관리에 나섰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국내 안보’ 보장을 위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 공격에 맞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의의 구체적인 주제와 논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국내 군사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약 128㎞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 지역의 공군기지 인근에선 드론 공격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전날에는 랴잔주 랴잔시, 사라토프주 옌겔스시의 군사 비행장 2곳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비행기 2대가 손상됐다. 랴잔과 옌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480~720㎞ 떨어진 지역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해당 사건이 드론을 이용한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발표했으며 우크라이나도 부정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본토에 대한 타격 능력을 입증한 것이기에 러시아 내부에 적잖은 동요를 일으켰다.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능력이 확보됐다면 수도 모스크바까지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군사 평론가들의 우려가 나왔다.

서방에선 러시아의 향후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또다시 핵 위협을 내놓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는 전쟁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포함해 자국 영토가 침공받을 경우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도 문제 삼으며 확전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과 자국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며 위기관리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공격하는 것을 권고하거나 이를 가능케 하지 않았다”라며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전쟁 무기들이 방어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방은 확전 우려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요구에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은 장거리 타격이 불가능하도록 개조된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하이마스는 사거리가 290km 이상인 에이태큼스(ATACMS) 발사에 사용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가 확보한 에이태큼스나 자체적으로 생산한 장거리 미사일이 사용되지 못하도록 미국이 개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의 방어선을 뚫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다면 이를 굳이 막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인 장거리 무기를 개발하거나 확보하려는 것을 막으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자체 역량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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