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우여곡절 끝 우크라이나 등 ‘131조원’ 지원안 통과

2024.04.21 21:04 입력 2024.04.21 21:53 수정

반년 계류하다 극적 타결…공화당 내부 분열 드러나

이스라엘·대만도 포함…‘틱톡 금지법’도 통과시켜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안보 지원안과 틱톡금지법을 통과시킨 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 안보 지원안과 틱톡금지법을 통과시킨 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하원에 계류돼 있었던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이 20일(현지시간) 극적으로 승인됐다. 제출된 지 반년 만에 하원 문턱을 넘은 지원안은 이번주 열릴 상원 표결에서도 가결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은 예산안 통과를 환영했고 러시아와 팔레스타인은 반발했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08억달러(약 84조원) 규모의 지원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2표로 가결했다. 이스라엘에 260억달러(약 36조원),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동맹 및 파트너에 81억달러(약 11조원)를 지원하는 예산안도 통과돼 총 131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승인됐다. 여기에 ‘틱톡금지법’으로 알려진 틱톡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담은 ‘21세기 힘을 통한 평화’ 법안도 통과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 중대한 분기점에서 그들은 역사의 부름에 함께 부응해 내가 수개월간 싸워온 시급한 국가안보 법안을 처리했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결정적인 지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 관련 예산안을 패키지로 묶어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한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어깃장을 놓았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이스라엘 지원만 단독으로 논의하자는 공화당 주장에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이어서 관련 논의는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것을 계기로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지원안을 4개의 개별 예산안으로 분리해 표결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이날 승인된 4개 지원안은 이번주 내로 상원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상원에서도 가결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는 즉시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존슨 의장은 축출 기로에 놓였다. 지난달 공화당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존슨 의장 해임안을 제출했다. 이들이 강하게 반대해온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가결되면서 실제 표결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표결 결과가 공화당의 내부 분열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대한 반대 112표가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으며, 찬성(101표)보다 많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공화당 내 피로감도 상당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미국 우선주의’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무기 부족에 시달리며 미국의 지원을 거듭 촉구해온 우크라이나는 이날 소식에 반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악이 승리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모든 미국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과 서구 문명 수호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보여줬다”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결정에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원안이) 미국은 더 부유하게 만들겠지만 우크라이나를 더 망치게 될 것이며, 더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의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고 타스통신에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사상자 수천명이 나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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