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추억의 발라드 ‘이문세 다시 부르기’

2004.12.27 15:50

가요계에 때아닌 ‘이문세 리메이크 바람’이 불고 있다. 1978년 라디오MC로 데뷔한 이문세(45)는 80년대와 90년대 초반까지 수많은 발라드 명곡을 히트시킨 중견가수. 이문세의 ‘그때 그 노래’들이 후배들의 입을 통해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문세를 부르는가

[대중문화]추억의 발라드 ‘이문세 다시 부르기’

겨울에도 이문세의 멜로디는 거리를 채웠다. 최근 나온 솔로 여자가수 리즈(Leeds)의 리메이크 앨범 타이틀곡은 ‘난 아직 모르잖아요’. 이문세 3집에 담겼던 곡으로, 아직까지도 이문세의 대표곡으로 꼽는 대중들이 많다. 6인조 남성그룹 신화도 리메이크 앨범 ‘Winter story’에서 이문세 노래를 다시 불렀다. 김동완, 전진, 앤디가 ‘붉은 노을’을 경쾌한 랩을 섞은 곡으로 탈바꿈시켰다. 세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은 수많은 가수들이 ‘이문세 다시 부르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문세인가

이문세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당시 가요계는 발라드곡들이 최고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었다. 댄스 가수들의 활약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서정적인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들이야말로 ‘진짜 가수’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당대의 수많은 발라드 중에서도 이문세의 노래에는 독특한 매력이 숨어 있었다. 물론 이문세가 올린 성과 뒤에는 그와 황금 콤비를 이룬 작곡가 이영훈(44)이 자리잡고 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리메이크곡은 모두 이영훈의 곡.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가요계에 데뷔한 이영훈은 당시 유행하던 단조 일색의 발라드에서 벗어나 세련된 현악 반주를 넣는 등 발라드의 고급화에 기여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이영훈의 멜로디는 80년대 중후반 주류 가요와는 색감이 달라, 오늘날 30∼40대에게는 추억으로 저장돼 있다”며 “이문세 리메이크 붐은 사실 이영훈 리메이크 붐”이라고 분석했다.

이 현상의 이면에는 불황에 빠진 음반업계가 이문세 음악을 고리로 30∼40대의 지갑을 열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10대들은 이미 컬러링 등 온라인 음원 시장으로 옮겨갔기에, 전통적인 CD산업 부흥의 열쇠는 30∼40대가 쥐고 있다. 이수영, 리즈의 소속사인 이가 엔터테인먼트 이한우 실장은 “80년대의 이문세씨는 지금의 서태지, god 못지 않은 파괴력을 갖고 있었고 지금도 그는 건재하다”며 “경제 주체 세력인 30∼40대 문화권을 잡는다는 음반의 기획의도에 이문세씨의 음악이 가장 적합했다”고 밝혔다.

이문세는 “내 노래를 불러준 후배 가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세대 음악인들이 이문세 원곡의 분위기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수많은 가수들이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를 불렀지만, 결국 비틀스는 비틀스대로 사랑받는다”며 새로운 곡 해석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백승찬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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