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어려우면 남학생, 쉬우면 여학생이 강세?

2017.01.11 17:31 입력 2017.01.11 18:21 수정

2005 ∼ 2017 수능 국어, 수학, 영어 1등급 합산 남녀 수 및 비율.  2008 수능은 등급제 시행에 따라 등급대별 인원은 있으나 남녀 분포가 공개되지 않아 제외.   | 종로학원하늘교육 제공

2005 ∼ 2017 수능 국어, 수학, 영어 1등급 합산 남녀 수 및 비율. 2008 수능은 등급제 시행에 따라 등급대별 인원은 있으나 남녀 분포가 공개되지 않아 제외. | 종로학원하늘교육 제공

수능이 어려우면 남학생, 수능이 쉬우면 여학생이 강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선택형으로 전환된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2017학년도 수능까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1등급 학생의 성별을 분석한 결과 남학생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11일 밝혔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 비율은 남학생은 57.6%, 여학생은 42.4%로 전년도 수능(남학생 56.6%, 여학생 43.4%)과 비교해 남학생은 1%p 증가했지만, 여학생은 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로는 국어 영역에서 1등급 남학생은 56.4%로 전년도 54.9%보다 1.5%p 증가했다. 수리 나형은 남학생 비율이 52.4%로 전년도 50.9%보다 1.5% 늘었다. 수학 가형은 1등급 남학생 비율이 76.8%로 여학생 비율 23.2%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다만 전년도 78.1%보다는 1.3%p 감소했다. 영어는 1등급 비율 남학생이 52.2%, 여학생 47.8%로 나타나, 전년도 남학생 53.8%, 여학생 46.2%와 비교하면 남학생 비율이 1.6%p 늘었다.

2017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만점자 비율이 1% 이하를 기록하는 등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학 나형을 제외한 국어·수학 가형·영어 모두 전년도보다 어려워 표준점수가 상승했으며, 만점자 비율은 영어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수능 지원자 성별은 남자 51.2%, 여자 48.8%였다.

어렵게 출제된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 남학생 비율은 전년도보다 늘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이전 수능에서도 살펴 볼 수 있다. 남녀 1등급 비율의 차이가 각 영역별 시험 난이도와 연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2005학년도 수능부터 2017학년도 수능까지 1등급 학생 수 중 남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수능은 2006년 수능으로 60.8%(여학생 39.2%)였다.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수능은 2015학년도 수능으로 여학생 45.2%(남학생 54.8%)였다.

2006학년도 수능에서 수리 나형은 1등급 구분 원점수가 85점(100점 만점)으로 어렵게 출제됐는데 1등급 남학생 62.5%(9366명), 여학생 37.5%(5629명)으로 역대 수능 중 수리 나형에서 여학생 비율이 가장 적은 시험이었다. 영어도 어렵게 출제돼 1등급 원점수가 91점(100점 만점)이었는데 1등급 남학생 60.6%(1만5524명), 여학생 39.4%(1만91명)로 여학생 비율이 가장 적었다.

반면 2016학년도 수능은 수학 나형(수학A형) 1등급 구분 원점수가 95점으로 쉽게 출제됐는데 1등급 남녀 비율이 남학생 50.9%(9280명), 여학생 49.1%(8960명)으로 역대 수능 중 수학 나형에서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B형을 제외하면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는데 여학생이 1등급 인원과 비율에서 모두 높게 나타났다.

성별과 성적의 인과관계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대체적으로 시험이 어려울 때 남학생 1등급 비율이 높아지고, 쉬울 때는 여학생 비율이 높아졌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18학년도 수능에서도 평이한 수능 기조를 유지하면 여학생이 강세, 어려운 수능 난이도로 출제되면 상위권에서 남학생이 상대적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 평균 성적을 보면 여학생이 훨씬 우위를 보인다. 교육부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16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결과를 보면, 국어A·B, 수학A·B, 영어 등 5개 영역의 표준점수(200점 만점) 평균에서 여학생은 수학B(자연계열)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영역에서 남학생보다 높았다. 각 영역 1, 2등급 비율에선 남학생이 국어A·수학B에서 높았고, 여학생은 나머지 3개 영역(국어B·수학A·영어)에서 높았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여고, 여학생 우위가 굳어지면서 ‘남학생들은 갈수록 대학가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인 1등급 합산 비율에선 아직까지 남학생이 우위를 보고 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큰 틀에서 수능은 성실성이라는 척도가 중요한데 여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성실한 편인데다 남학생들은 중위권 이하에선 찍다시피 하는 경우도 많아서 평균적으로 여학생 성적이 높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선 수학은 남학생이 유리하고, 어학은 여학생이 잘한다는 통설도 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이과의 경우 이공계에 남학생이 많이 진학하면서 우수한 남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성적도 높게 나타난다”면서 “특히 수리 가형은 남학생 숫자 자체가 많기 때문에 남학생 1등급 비율이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체 평균은 여학생이 높은데 최상위권에선 남학생의 비율이 많은 이유는 구체적 인과관계를 찾기는 어렵다. 다만 남성의 사회 진출이 많았고, 주요 영역도 대부분 남성들이 차지해왔던 지점과 연결지어 살펴볼 수는 있다. 남성중심사회를 뒷받침하는 순환 구조 속에서 남학생의 성적 우위가 아직까지는 이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유리 천장’이 점차 무너지는 것처럼 입시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아직까지 서울대 전체 합격자에서 여학생 비율이 42~45%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조만간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수능이 자격고사화되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날 수록 최상위권 비율도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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