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부실진료 또 ‘억울한 희생양’

2005.11.10 18:07

군의 허술한 진료체계와 군의관 오진의 희생양이 추가로 드러났다.

전역 보름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숨진 예비역 병장 노충국씨(28) 외에 박상연씨(24) 등 만기전역 후 암으로 투병중인 3명도 현역시절 암 발병사실을 몰라 치료 시기를 놓친 것으로 국방부 조사결과 확인됐다. 국방부는 또 노씨를 진료했던 군의관 이모 대위(31)가 지난 8월10일 광주병원 진료부장대리인 황모 대위와 병원장 홍모 대령 등 상관 2명에게 진료기록지 ‘가필’ 사실을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0일 ‘군의료 민원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노충국씨 부실진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대위를 의법조치하고 광주병원장 홍대령은 보직해임한 뒤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국군의무사령관 나모 소장은 장관 명의로 서면경고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불성실 진료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3인에 대한 국방부 발표 내용.

◇박상연씨=만기전역 6주 만에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박상연씨의 경우 지난해 12월31일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 때 호흡곤란과 가슴답답증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군의관이 십이지장 진입직전에 검사를 중단, 내시경 검사를 실시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정확한 진단 기회를 놓쳤다.

앞서 2003년 1월16일 입대한 박씨는 같은해 10월7일 군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13개월 동안 소속부대에서 위장 이상증세로 8회 진료를 받았다. 그는 작년 11월19일 군병원에서 음식을 먹은 뒤 가슴통증을 호소해 진료를 받았다.

◇김웅민씨=군복무 중 군병원에서 1개월간 위궤양 치료를 받았고 만기전역 6주 만에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현재 투병 중이다.

김씨는 입대 6개월 뒤인 2003년 12월16일 군병원 내시경 검사 결과 양성 위궤양으로 1개월간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그는 지난 4월22일 의정부의 한 병원에서 실시한 내시경 검사결과 ‘표재성 위염’(위점막의 염증이 수개월 또는 수년간 지속되는 상태)으로 진단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오주현씨=전역 2개월 만에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고 있는 오주현씨는 소속부대에 내시경과 초음파 장비가 없고 지리적 여건상 상급 군병원으로 외진이 제한돼 정확한 진단 기회를 얻지 못했다.

오씨는 입대 5개월 뒤인 2003년 6월19일부터 지난해 12월27일까지 5차례 설사, 복통, 속쓰림, 복부불편감 등을 호소했지만 위장약 처방을 받았다. 군의관이 오씨에 대해 외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미흡한 조치로 판단된다.

〈박성진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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