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의원 보좌관 5∼6개 거액 차명계좌

2011.12.21 03:05

검찰 확인… 코오롱 직원 연루 단서도 포착

SLS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76)의 박배수 보좌관(45·구속)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출처불명 자금 수억원이 입금된 차명계좌 5~6개를 발견했다. 이 중 일부 계좌는 코오롱 직원 명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코오롱 출신 선배 부인의 차명 전화를 사용해 120여차례 통화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 의원과 박 보좌관은 모두 코오롱 출신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20일 박 보좌관의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 5~6개를 발견하고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문제의 계좌에 계좌당 수천만원부터 수억원까지 입금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 돈이 SLS그룹이나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1·구속기소)에게서 박 보좌관이 받은 돈의 일부이거나, 제3자로부터 흘러든 별도의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박 보좌관에게 계좌를 빌려준 코오롱 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코오롱 직원은 “박 보좌관의 부탁을 받아 계좌를 만들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보좌관의 돈세탁을 도운 이상득 의원실 비서 임모씨(44·여) 등 2명의 계좌에 최근 2년간 10억여원의 자금이 입금된 사실도 확인했다. 코오롱 사장 비서 출신인 임씨는 1991년부터 21년째 이 의원을 보좌하고 있다. 이 의원은 1961년 코오롱 공채 1기로 입사해 1977년 대표이사에 오른 ‘코오롱 맨’이다. 박 보좌관도 코오롱에서 근무했다.

박 보좌관은 검찰에서 “임씨 등의 계좌를 통해 세탁한 자금은 2억원이 채 안된다. 나머지 돈은 나도 무슨 돈인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 임씨 등의 계좌에 입금된 10억여원 가운데 박 보좌관에게 입금된 돈은 1억90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나머지 8억여원이 박 보좌관으로부터 들어온 또 다른 불법자금이거나 의원실의 다른 직원이 불법으로 조성해 놓은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좌추적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임씨 등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 보좌관의 부탁으로 한두 차례 자금을 입금해줬을 뿐 정확한 내용은 아는 바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박 보좌관 관련 계좌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이 잇달아 포착됨에 따라 그의 구속기한을 오는 27일로 연장했다. 박 보좌관은 청탁과 함께 SLS에서 6억원, 유동천 회장에게서 1억5000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수수한 자금 일부가 이상득 의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 보좌관이 의원실 민원담당 업무를 총괄하면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데다 의원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돈세탁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박 보좌관 비리에 코오롱 직원이 연루된 단서가 포착된 만큼 이 의원실과 코오롱 간에 수상한 거래가 있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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