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생 29일째 단식 “총장·이사장 퇴진하라”

2015.11.12 22:23 입력 2015.11.16 10:50 수정

부총학생회장 물·소금만

“외면당하는 고통 더 커”

서울 중구 소재 동국대 본관 앞에는 비닐 텐트가 설치돼 있다. 동국대 부총학생회장인 김건중씨(24·사진)가 지난달 15일부터 단식을 시작한 이후 머무르는 장소다. 김씨가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을 총장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물과 소금만 섭취하는 단식에 돌입한 지 12일로 29일째다.

동국대생 29일째 단식 “총장·이사장 퇴진하라”

지난 9월 동국대에선 15년 만에 학생총회가 열렸다. 학생 2000명 이상이 한자리에 모여 ‘총장 보광 스님(한태식), 이사장 일면 스님 퇴진’ 등의 안건을 결의했다. 보광 스님은 총장 선출 당시부터 논문 표절 의혹을, 일면 스님은 불교 문화재인 탱화 절도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는 “총학생회가 의결 안건에 대해 ‘만나서 논의하자’고 보광 스님에게 요청했으나 승낙은커녕 답신도 없었다”며 “대화를 하지 않는 총장의 태도에 학생 대표로서 자괴감을 느껴 단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 달간 몸무게가 24㎏ 줄었다. 키가 178㎝로 건장한 편이지만 어지럼을 느낀다고 했다. 단식을 시작한 지 25일째 되던 날부터는 등과 가슴에 붉은 반점이 생겨났다. 하지만 총장과 이사장은 묵묵부답이다. 김씨는 “학교로부터 외면당하는 고통이 더 크다”고 했다.

그는 “재학생 2000명 이상이 모여 의결한 사안을 총장이 무시할 수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힘이 없고 학교를 압박할 ‘카드’가 없기 때문”이라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교육의 수혜자여야 할 학생들이 목소리를 가질 수 없고 학교가 태연히 총학생회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이 대학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사장, 총장 등 몇몇 개인과 재단이 학교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현실을 두고 김씨는 “학교에는 주인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국대 측은 “학생총회에서 논의된 안건중 총장/이사장 퇴진 안건은 학생회와 학교 측이 협의할 사항이 아니다. 다만, 학생총회에서 논의되었던 그밖의 여러가지 안건들에 대해 실무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학생회와도 이미 네 차례에 걸쳐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다음주에도 논의 테이블이 2차례 더 예정되어 있다.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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