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은 ‘독립운동’, 김구는 ‘OOOO’…무원칙한 선관위의 경력기재

2016.01.26 07:49 입력 2016.01.26 10:40 수정

·선관위 논란 일자 “김구 선생 자료 확인해 기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역대 대통령 후보의 경력을 열거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독립운동’이라고 표기한 반면 백범 김구 선생은 빈칸으로 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 전 대통령을 ‘국부(國父)’로 평가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이같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26일 중앙선관위 역대선거정보에서 제1대 대통령 선거 후보 명부에 기호 2번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구 선생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출마 당시 그의 생년월일은 ‘1880/07/20(68세)’로 돼있고, 그 옆에 직업은 ‘정치인’, 학력은 ‘미기재’, 경력은 공란으로 비워져 있다.

반면 1874년생으로 출마 당시 74세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의 직업은 ‘대한독립총성국민회 총재’, 학력은 ‘미국 워싱턴대 하버드대졸’, 경력은 ‘독립운동’으로 적혀 있다.

이승만은 ‘독립운동’, 김구는 ‘OOOO’…무원칙한 선관위의 경력기재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7월 20일 제헌국회에서 196명(재적 197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간접선거에서 180표를 얻어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당시 김구 선생은 13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제1공화국은 1960년 4·19혁명으로 무너질 때까지 12년간 계속됐다

김구 선생은 평생을 나라의 독립운동을 위해 싸우다 간 인물이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상해로 망명해 대한민국의 임시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1945년 해방정국에서 ‘국내외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성명과 함께 임시정부 대표자격으로 귀국을 서둘렀다는 점에서 독립운동가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최근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야권 신당을 추진 중인 한상진 위원장이 국부라고 호칭했다가 4·19 단체에서 강력하게 반발하자 발언 닷새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앙선관위 홈피 역대선거정보에 이승만 경력은 독립운동인데, 김구 선생은 공란인 게 넘(너무) 가슴 아프다. 선관위에 사유를 물으니 전산시스템 운운하면서 즉답을 피했다’고 밝힌 경기 성남 중원구 조모씨의 카카오톡 제보를 전했다. 이어 은 의원은 “확인해보니 정말 그러네요. 안되죠. 바로잡겠습니다.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초대 대선은 선관위가 생기기 전에 치러졌다”면서 “당시에는 내무부에서 자료를 관리했는데, 당선자 현황만 남아 있었다. 김구 선생에 대해서는 국가기록보존소 기록 등을 확인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대로 기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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