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무력 과시…러시아는 되레 ‘미국 떠보기’

2017.02.15 22:01 입력 2017.02.15 22:04 수정
구정은 기자

미국 본토에 정찰함 출몰 등

트럼프, 관계 개선 노력 시험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 군함 근처를 위협하듯 오갔다. 미국 본토 해안 주변에 러시아 정찰함이 출몰했다. 유럽의 안보 수준을 비아냥거리듯,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을 배치했다. 최근 며칠 새 벌어진 일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출범으로 미·러 간 ‘밀월’이 오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에 더 불이 붙었다.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흑해에서 미 해군 구축함 위로 근접비행을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본부를 둔 미군 유럽사령부는 러시아군 Su-24 전폭기와 IL-38 대잠초계기가 3차례에 걸쳐 미 구축함 포터호 90m 상공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 해안에서 110㎞ 떨어진 지점에서는 러시아 정찰함 빅토르레오노프호가 항해하고 있는 것이 13일 포착됐다. 뉴욕타임스 등은 또 러시아가 자국 내에 극비리에 신형 순항미사일 SSC-8을 배치한 것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1987년 양국 간에 체결된 중거리핵무기폐기협정(IRNFT)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는 잇단 러시아 관련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자 러시아와 거리를 두고 있다.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에 반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안팎의 눈치를 보며 대러 정책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러시아가 무력 과시로 미국을 떠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CBS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미·러관계 개선에 얼마나 힘쓸 것인지 시험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미주국장 발레리 가르부조프는 타스통신에 “트럼프 정부는 러시아와 관련해 일반적인 전략도, 우크라이나와 제재 문제 등 개별 이슈에 대한 처방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이슈는 미 행정부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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