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공간 루프, 제주 4·3 전시에 ‘혁명노트, 메타노이아’ 연속 세미나 개최

2018.03.28 22:25

31일 개막하는 ‘잠들지 않는 남도’ 전의 취지는 “지난 70년간 한국 현대사에서 왜곡·은폐되어 온 제주4·3의 실체와 의미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환기”하려는 것이다.

‘잠들지 않는 남도’ 전은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진행한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결과다. 제주 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주최하고, 제주도립미술관이 주관한 이 전시엔 공간41, 대안공간 루프, 성북예술창작터, 성북예술가압장, 이한열기념관, d/p 등 서울의 문화 공간 6곳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다.

김영화, 얽히다, 천, 솜, 가변크기, 2017. 대안공간 루프 제공

김영화, 얽히다, 천, 솜, 가변크기, 2017. 대안공간 루프 제공

대안공간 루프 전시엔 강문석, 강정효, 고길천, 김영화, 김영훈, 유비호, 성창학, 정용성이 참여한다. 전시 제목은 1948, 27719, 1457, 14028, 2018.’이다. ‘1948’은 4·3발생년도이고, ‘2018’은 올해를 가리킨다. ‘27719’, ‘1457’, ‘14028’는 각각 1950년 4월 김용하 제주도지사가 발표한 사망자 수, 1960년 6월 6일 자진 신고를 바탕으로 한 국회 기록의 사망자 수, 2000년 김대중 정권이 유족신고를 바탕으로 만든 제주4·3 자료집에 나온 사망자 수다. 현대사에서 은폐·축소된 사망자 수 문제를 환기하는 제목이다.

정용성, 멜젓처럼, 2008. 대안공간 루프 제공

정용성, 멜젓처럼, 2008. 대안공간 루프 제공

전시는 통계 너머 죽음의 의미를 묻는다. 누가 죽었는지, 왜 학살당했는지를 묻는다. 양지윤 디렉터는 “공산주의자들 선동과 조종이 일으킨 사건이라는 극우적 왜곡을 비판하면서도 그에 대응하는 ‘순진하고 죄 없는 양민 학살’이라는 견해도 온전하진 않다”고 말한다. 그는 “1947년 3·1절 경찰 발포로 일어난 민관 총파업, 1948년 분단에 반대하는 5·10선거 거부는 남한에서 거의 유일하다. 그런 맥락에서 4·3 참여자들을 단순히 순진한(무지한) 양민으로만 보는 건 의도와 무관하게 그들에 대한 모욕일 수 있다”고 했다.

강정효, 말없는 증언-금악리웃동네, 피그먼트 프린트, 172x110cm, 2017. 대안공간 루프 제공

강정효, 말없는 증언-금악리웃동네, 피그먼트 프린트, 172x110cm, 2017. 대안공간 루프 제공

그간 4·3미술제에서 소개된 예술적 실천들을 소개하면서 ‘희생자와 참여 당사자의 주체적 면모와 저항적 의미’를 되새기는 ‘혁명노트, 메타노이아(Metanoia·回心)’라는 주제로 4회 연속 강연·세미나를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4월 12일부터 5월 3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 서울 마포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린다. 강연·세미나 주제는 ‘자유로운 노예들’(12일) ‘자본주의교의 삼위일체’(19일),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반공주의’(26일), ‘메타노이아, 삶의 지속’(3일)이다. 한 주제의 내용을 4회에 걸쳐 연속 진행한다.

강연자는 김규항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이다. 김 발행인은 강연을 두고 “4·3을 섣불리 혁명이라 주장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오늘 현실에서 보편적 인간해방으로서 혁명을 말하는 일은 4·3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는 한 방식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29일까지. 강연·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다. 단, 신청은 4회 강연 전체 참여를 전제로 한다. 신청은 gallery.loop.seo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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