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불량소녀 ‘우량영화’

2005.09.01 15:57

▲ 불량공주 모모코/ 감독 나카지마 데쓰야|출연 후카다 교코·쓰지야 안나

[영화]불량소녀 ‘우량영화’

‘불량공주 모모코’는 대조적인 두 엽기소녀의 성장통을 그린 버디 무비이다. 두 소녀는 모모코와 시즈코. 하늘거리는 드레스만을 고집하는 모모코는 ‘공주형’, 진한 화장에 펄럭이는 롱코트 차림의 폭주족인 이츠코는 ‘조폭형’이다. 명품 ‘짝퉁’ 판매·구매인으로 만난 두 소녀는 외모와 성격은 물론 일상의 모든 것이 물과 기름처럼 다르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닮아가는 이들은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고수한다.

일본판 코믹 해피엔드 ‘엽기적인 델마와 루이스’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제목에서 짐작되듯 한마디로 새롭고 독특하다. 두 주인공 등 등장인물의 언행·행보가 코믹 영상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일본 코미디 특유의 엽기적인 설정과 과장된 묘사가 더러 유치하고 황당해 보이지만 시종 시선을 잡아끌면서 심심찮게 웃음을 유발한다. 웃음 끝에 눈물을 버무려넣는 ‘한국형 코미디’와는 전혀 다른 재미와 감흥을 준다.

일본 소녀들의 필독서라는 ‘시모쓰마 이야기(下妻物語)’를 영상화했다. 시모쓰마는 극중 배경이자 짝퉁으로 유명한, 실재하는 소도시. CF 감독 출신인 나카지마 데쓰야의 지난해 극영화 데뷔작으로 행복은 용기있는 행동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서 구할 수 있다는 주제를 현실과 환상을 뒤섞어 발랄하게 풀어냈다. ‘배신이라고 쓰고 인간이라고 읽는다’는 대사, 홀로서기를 이루는 두 소녀를 통해 일본 사회의 상명하달식 조직문화도 신랄하게 풍자했다.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키네마 준보 베스트10’에도 선정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개봉 2일. 15세 이상 볼 수 있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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