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

작지만 단단했던 ‘녹두장군’

2006.12.01 16:12

▲전봉준…안도현 글·김세현 그림|산하

[어린이책]작지만 단단했던 ‘녹두장군’

유난히 키가 작달막한 아이가 있었다. 그래서 별명이 ‘녹두’였다. 콩 중에서도 크기가 아주 작은 녹두. 친구들이 ‘녹두’라고 부를 때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그러나 아이는 자신의 별명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기로 결심했다. ‘그래, 녹두는 크기가 작지만 돌처럼 단단한 콩인걸.’ 이 책은 훗날 ‘녹두장군’이라 불리게 될 전봉준의 위인전이다.

책 초반에는 ‘흰 갈매기’란 주제로 열세살의 전봉준이 지은 시 한편이 소개된다. ‘…(전략) 수많은 물과 돌은 낯설지 않고 얼마나 풍상을 겪었는지 머리도 희구나. 자주 마시고 쪼아대지만 분수에 넘치지 않을 것이니 세상의 고기떼들아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동시는 아이의 심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 중 하나다. 갈매기뿐 아니라 먹이가 될 물고기의 심정까지 읽어낼 줄 알았던 꼬마 전봉준. 그는 훗날 탐관오리들의 분수에 넘치는 재물욕 때문에 고통받고 억압당하던 농민들을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았던가.

아이가 책을 읽기 전 미리 같은 주제로 동시를 지어보게 해, 자신과 비슷한 나이때 전봉준이 지었던 시와 직접 비교토록 해보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듯하다.

이 책은 시인 안도현이 썼다. 작가는 수차례에 걸쳐 전봉준의 고향과 동학 격전지를 방문하면서 정성스레 자료를 모았다. 그 덕에 세세하고 치밀한 묘사들이 풍부하다. 책 뒤에는 안도현이 쓴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도 수록돼 있다. 또 중간중간 삽입된 김세현 화백의 수묵담채화들은 전봉준과 당시 농민들의 모습을 힘있는 필치로 담아내 이야기 몰입에 도움을 준다. 초등 고학년. 9,000원

〈정유진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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