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민 수백명 모여 “쇠고기 협상 무효”

2008.06.02 18:18

파리… 베를린… 촛불, 바다를 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해외 교민사회로도 번져가고 있다.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1일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 뉴질랜드에서도 수백명의 교민들이 촛불을 밝혔다. 호주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촛불집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1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트로카데오 인권광장에서 교민·유학생 100여명이 ‘한국의 촛불들을 지지하는 재불한인들의 모임’을 가졌다.

집회에서는 “협상무효 고시철회” 구호가 터졌고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매일 술을 먹는다’는 익살스러운 플래카드도 내걸렸다.

참가자들은 국내에서 시위대를 상대로 무력 진압을 하고 있는 경찰을 규탄하고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료민영화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한 유학생은 “경찰이 특공대까지 투입해 시민들을 진압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큰 도움이 안되겠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마음만이라고 참가하고 싶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독일 교민들도 거리로 나왔다. 1일 오후 7시쯤 베를린 중심가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는 교민·유학생 80여명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행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태극기와 ‘국민이 주인이다’라고 적힌 피켓·현수막을 들었다. 지나가는 독일인들에게 한국의 상황을 설명하는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했다.

뉴질랜드 교민과 오클랜드 소재 3개 대학 한인학생회 등이 모인 ‘재뉴질랜드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모임’ 회원 100여명도 1일 오후 5시쯤 오클랜드 아오테아센터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교민 유 크리스씨(38)는 “고국의 위기를 그저 바라만 볼 수 없어 나왔다. 생존권과 건강 위협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국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싶다”며 “무책임하고 굴욕적인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협상을 반대하고 재협상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촛불집회는 세계 전역의 교민사회로 계속 확산되는 추세다. 호주 교민 500여명은 오는 7일 시드니 하이드파크에서 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첫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베를린 집회를 준비한 재독한인인터넷 신문 ‘베를린 리포트’ 게시판에는 “프랑크푸르트와 라이프치히 등 독일 내 다른 지역에서도 촛불문화제를 열자”는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씨는 “인터넷이 시공간을 압축시키면서 교민들도 한국 상황에 일체감을 느끼며 분노와 안타까움,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며 “2002년 월드컵 축구 때 교민들이 거리로 나왔던 것보다 더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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