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톡식히어로’

2010.09.01 21:13 입력 2010.11.10 12:21 수정

연기·음악·무대 다 갖춰… 웃느라 쉴틈이 없네

[리뷰]뮤지컬 ‘톡식히어로’

‘빵’ 터졌다. 한 치의 느슨함도 없이, 쉴 새 없이 관객들을 웃게 해준다. 1985년 제작된 B급 컬트영화 <톡식어벤저>를 브로드웨이 크리에이티브팀이 뮤지컬화한 <톡식히어로>(사진)는 머리와 팔·다리가 뜯기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끔찍한 장면조차 코믹으로 버무려 폭소를 자아낸다. 록을 기본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은 귀에 쏙 들어오고, 기타·건반·드럼 등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의 연주도 유쾌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낡은 드럼통들로 채워진 무대디자인은 단순하지만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제격이다.

<톡식히어로>는 도시를 환경오염으로 찌들게 한 장본인이 시장임을 알게 된 멜빈이 유독성 물질 통에 빠졌다가 초특급 파워를 지닌 녹색괴물 톡시로 변해 시장을 비롯한 악당들을 물리치고 사랑도 얻는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뮤지컬의 압권은 배우들의 연기다. 특히 멀티맨으로 출연한 임기홍과 김동현은 불량배, 경찰, 새라의 여자친구, 노파 등 각각 무려 1인12역을 소화해 갈채를 받았다. 악녀 캐릭터인 시장을 넉살스럽게 연기하는 홍지민도 수녀, 멜빈 엄마 역을 맡았다. 출연하는 다섯명의 배우가 입는 옷만 해도 무려 135벌. 시장과 멜빈 엄마가 미용실에서 마주치는 장면에서 홍지민이 반은 시장, 반은 멜빈 엄마로 분장하고 나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패러디했을 때 객석은 시쳇말로 ‘뒤집힌다’.

<오페라의 유령> <킹콩>을 패러디한 장면도 나온다. 멜빈과 녹색괴물 톡시로 분한 오만석은 일찌감치 인정받은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톡시의 짝사랑 상대이자 시각장애인인 새라 역의 최우리는 사랑스러운 연기로 무대를 꽉 채운다. 단, 무대 맨 앞줄을 차지한 관객들은 극 전개과정에서 실연으로 울분을 토하는 톡시에게 머리를 쥐여잡힐 수 있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듯. 10월10일까지 KT&G 상상아트홀.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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