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과장, 가족 유서에서 “요즘 짊어져야 할 일이 너무 힘이 든다”

2015.07.20 22:46 입력 2015.07.20 23:17 수정

경찰, 행적 확인 “자살 종결”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및 사용과 관련한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국정원 임모 과장(45)의 사망 당일 행적이 확인됐다. 가족에게 보낸 나머지 유서 2장도 공개됐다. 경찰은 임 과장 사인을 자살로 결론내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국가정보원 임모 과장이 자살하면서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20일 공개했다. |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18일 국가정보원 임모 과장이 자살하면서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20일 공개했다. | 연합뉴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20일 임 과장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 2장을 공개했다. 그는 숨지기 전 A4용지 크기의 노트 3장에 유서를 남겼다. 2장은 가족에게, 1장은 국정원장과 차장, 국장에게 전하는 말을 적었다. 국정원장 등에게 쓴 유서는 앞서 19일 공개됐다. 임 과장은 가족에게 쓴 유서에서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라고 적었다. 짤막한 네 줄로 마무리된 1장에는 부모에게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임 과장의 자살 당일 행적도 밝혔다. 경찰은 임 과장이 지난 18일 오전 4시50분쯤 집에서 나온 뒤 인근 마트에서 포일도시락 2개, 소주 1병, 담배 1갑, 번개탄 등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포일도시락은 번개탄에 불을 피우는 데 사용한 것으로, 임 과장이 타고 있던 차량 뒷좌석과 조수석에서 발견됐다.

임 과장 차량은 오전 6시20분쯤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서 1㎞가량 떨어진 지점의 도로를 지나는 장면이 CCTV에 찍혔으나 이후의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를 고려할 때 전형적인 자살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자살로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임 과장 시신을 전날 유족에게 인계했으며 유족들은 용인시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장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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