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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중개 나나테크 대표 캐나다 출국… 도피 의혹

2015.07.21 06:00 입력 2015.07.21 07:14 수정

해킹팀·국정원 연결한 핵심 인물

딸 출산 이유… 당국서 방조한 셈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허손구 나나테크 대표(60)가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과 이탈리아 해킹업체 ‘해킹팀’을 연결해온 허 대표는 지난 18일 국정원 임모 과장이 숨진 채 발견되기 전까지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신원이 공개된 인사였다.

정부와 수사당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핵심 참고인의 해외 도피를 사실상 방조한 셈이 됐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허 대표는 지난 주말 캐나다에 살고 있는 딸의 출산을 이유로 캐나다로 출국했다. 허 대표는 이탈리아 해킹팀의 자료가 유출돼 국정원 해킹 의혹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서울 마포구의 회사 사무실에 나오지 않고 잠적한 상태였다.

허 대표는 지난 18일 사망한 채 발견된 임 과장의 부탁을 받아 해킹팀과 직접 거래했다. 해킹팀에서 유출된 자료를 보면 허 대표는 2010년 8월6일 해킹팀에 e메일을 보내 해킹 프로그램 ‘RCS’ 등의 성능 등을 문의했다.

같은 달 해킹팀과 독점공급 계약을 맺고 201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해킹팀의 RCS 프로그램과 RCS 유지보수 서비스를 국정원에 중개했다. 2010년 12월에는 해킹팀 직원들을 한국으로 불러 국정원 직원들 앞에서 RCS를 시연하기도 했다. 이듬해 11월에는 국정원 직원의 이탈리아 해킹팀 본사 방문을 주선했다.

국정원은 해킹팀에 총 70만1400유로(약 8억8300만원)를 지출했고, 허 대표는 중개 수수료로 7만8365유로(9795만원)를 챙겼다.

허 대표는 국정원의 RCS 구매가 불법이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2013년 2월28일 해킹팀에 보낸 e메일에서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은 한국에서는 불법이기 때문에 다른 고객을 찾기는 어렵다”고 적었다.

허 대표는 나나테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여러 통신사업자에게 통신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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