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

2018.05.13 21:14 입력 2018.05.13 21:15 수정

[노래의 탄생]마돈나 ‘라이크 어 버진’

“마치 처녀처럼 너무 기분이 좋아. 네가 날 안아줄 때, 내 가슴이 뛸 때, 네가 날 사랑할 때. 오, 베이비.” 1984년 9월, 미국 음악전문방송 MTV 무대에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도발적인 여가수가 등장했다. 3단 웨딩케이크 조형물에서 내려와 구두를 벗고, 속옷을 노출하며 무대를 휘젓는 마돈나를 보며 모두들 경악했다. 경쾌하면서도 흡인력이 느껴지는 멜로디에 실린 노랫말은 그의 외모만큼이나 선정적이었다. 그 파격적인 무대 이후 마돈나처럼 미디어의 주목을 받아온 엔터테이너는 지구상에 없다. 고향인 미시간을 떠나 무작정 뉴욕에 온 이후 마치 쇼핑을 하듯 많은 남자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동안 매스컴은 잠시도 그를 놓아두지 않았다.

그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빌리 스타인버그와 톰 켈리가 공동으로 작사, 작곡했다. 켈리는 자신의 연애경험을 토대로 노랫말을 썼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면 이전에 받았던 상처들은 말끔히 지워지고, 사랑을 한 번도 안 해본 처녀처럼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마돈나와 프로듀서 나일 로저스는 처음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강렬한 멜로디에 이끌려 레코딩을 했다. 마돈나는 “난 당시 처녀도 아니었다. 처녀면 처녀이고 아니면 아닌 거지, 처녀처럼은 뭔가. 그 아이러니한 대목이 흥미를 끌었다”고 회고했다.

이 노래는 마돈나에게 빌보드 싱글차트 1위의 영광을 안겼다. 그와 동시에 매스컴의 호평도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프리섹스를 부추기는 선정적인 노래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그러나 마돈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유방암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뒤부터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오면서 정상에 오른 엔터테이너다웠다. 때로는 선정적인 춤과 노래로, 때로는 세상의 허위의식을 벗기는 직설적 화법으로 팝 역사의 새 지평을 여는 주인공이 됐다.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 리메이크되면서 늙지 않는 노래로 남아 있다.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나 <저수지의 개들>, <물랑루즈> 등의 삽입곡으로 쓰인 것도 이 노래의 생명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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