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선수단 숙소 앞에 욱일기라니…

2021.07.16 21:09 입력 2021.07.16 22:15 수정

이순신 글귀 빗댄 현수막에 발끈

일 극우정당, 도 넘은 반한 시위

“한국, 올림픽 보이콧하고 떠나라”

현지 경찰도 특별히 제지 안 해

전범기가 당당합니까 일본 국민당 시위대가 16일 도쿄 주오구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건너편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전범기가 당당합니까 일본 국민당 시위대가 16일 도쿄 주오구 하루미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한국 선수단 숙소 건너편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일본 극우정당인 국민당 관계자들이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올림픽 선수촌의 한국 선수단 거주동 앞에서 전범기인 욱일기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선수촌 건물 외벽에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한 메시지를 붙인 한국 선수단을 비난하기 위해서다.

국민당 관계자들은 16일 일본 도쿄 주오(中央)구 하루미(晴海)에 있는 올림픽 선수촌 앞에서 욱일기와 확성기를 들고 “한국의 어리석은 반일 공작은 용납할 수 없다. 한국 선수단을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위 인원은 6~7명이었으며 시위는 1시간 정도 이어졌다. 이날 시위는 국민당을 이끄는 스즈키 노부유키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의 메시지를 선수촌에 걸어놓았다는 일본 매체 기사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 숙소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인쇄된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대한체육회가 선수촌 외벽에 붙여놓은 현수막에는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순신 장군이 1597년 명량해전을 앞두고 선조에게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편지를 보낸 것에서 착안한 응원 메시지다.

스즈키는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반일 현수막을 걸었다. 한국 선수단은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빨리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스즈키는 2012년 6월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다케시마는 일본 영토’라고 적은 말뚝을 묶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를 훼손한 극우 인물이다.

한국 선수촌의 ‘이순신 메시지’에 일본 매체들과 또 다른 극우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15일 “이순신 장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 맞선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여한 국민당원 야마모토 가즈유키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단이 일본을 떠나기를 바란다. 그게 싫다면 현수막을 즉각 치워라. 그렇지 않으면 일본 국민들이 직접 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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