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 위해 강 거슬러 오르다가…폭염에 몸 곳곳 곰팡이 핀 북미 연어

2021.07.28 21:04 입력 2021.07.28 21:06 수정

미 환경단체, 몸에 상처 나고 흰 곰팡이 핀 연어들 영상 공개

20도 이상의 치명적 수온에 노출…댐 건설도 수온 상승 원인

캐나다와 미국 사이를 흐르는 컬럼비아강 지류에서 홍연어들이 폭염으로 21도가 넘은 물 속을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 헤엄치고 있다. 컬럼비아리버키퍼 제공

캐나다와 미국 사이를 흐르는 컬럼비아강 지류에서 홍연어들이 폭염으로 21도가 넘은 물 속을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 헤엄치고 있다. 컬럼비아리버키퍼 제공

알을 낳기 위해 고향으로 가려던 연어가 북미 대륙을 강타한 폭염으로 높아진 강의 수온을 견디지 못한 채 죽어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컬럼비아 리버키퍼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사진)에는 태평양에서 컬럼비아강으로 거슬러온 연어들이 몸에 붉은 상처가 난 채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몸에 흰 곰팡이가 핀 홍연어도 있었다. 연어가 수온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다. 컬럼비아 리버키퍼 이사 브렛 밴던호이벨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오르던 홍연어들이 뜨거운 수온을 만나 지류로 방향을 틀었다”며 “불타는 건물에서 탈출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설명했다. 컬럼비아강에서 태어난 연어들은 부화 후 바다로 갔다가 산란기 때 태어났던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는다. 컬럼비아강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발원해 미국 워싱턴주를 거쳐 태평양으로 흐른다.

영상이 촬영된 지난 16일에 강 수온은 21도를 넘었다. 연어가 장시간 노출되면 치명적인 수온이다. 미국 수질오염방지법에 따르면 컬럼비아강의 수온은 20도를 넘으면 안 된다. 밴던호이벨은 “사람으로 치면 38도가 넘는 상태에서 마라톤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 속 연어는 질병과 스트레스로 알을 낳지 못하고 죽을 것처럼 보였다. 강바닥에는 배를 뒤집은 채 널브러진 연어 사체도 있었다. 가디언은 해당 영상에 대해 최근의 폭염으로 인한 비극적 희생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설명했다. 캐나다와 미국의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는 올해 폭염으로 수백명이 사망했으며 해양동물 10억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대규모 산불도 발생했다. 불곰, 족제비 등 육식동물들의 주된 먹이인 연어의 대량폐사는 지역 생태계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 2015년에도 컬럼비아강에서는 이상고온으로 연어 25만마리가 폐사했다.

컬럼비아강 중상류의 댐도 수온 상승의 원인으로 거론됐다. 밴던호이벨은 “이번 폭염 이전부터 수십년 동안 많은 댐들이 건설됐고 물의 속도가 느려진 것이 수온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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