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7일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을 겨냥한 당 차원의 파상공세에 나섰다. 의혹의 진원지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했던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곽모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를 추석 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자 “의혹의 설계자이자 몸통은 국민의힘”이라며 반격에 집중하면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화천대유가 누구 것이냐고 외치기 전에 자체 조사부터 하라”며 “50억원 퇴직금 수령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우리 당의 이재명 후보를 공격한 이중성, 그 얼굴이 참 궁금하다”고 직격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설계자가 누구냐.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까지 지낸 곽상도 의원이냐, 아니면 국민의힘 다른 비선 실세냐”며 “국민의힘은 ‘이재명 설계’ 딱지를 붙이려고 온 힘을 다하지만 드러나는 인물 대부분은 야권 인사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한 대장동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등 야당뿐만 아니라 이낙연 전 대표 등 일부 당내 대선 후보들까지 비판하고 나서자 당 차원의 대응은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자칫 이 지사를 대놓고 엄호할 경우 경선 불공정 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날 당 차원의 집중 반격이 시작된 것은 해당 의혹의 ‘주연’이 사실상 국민의힘이라고 판단하고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격 대상을 곽 의원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도부로 확대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곽 의원 아들의 퇴직금 수령 사실을 추석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여당을 공격하는 ‘국민 우롱 쇼’를 벌였다는 사실에 기가 찬다”며 “즉각 그간의 거짓말에 대해 상세하게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민주당이 그동안 비판을 받아오던 ‘내로남불’ 프레임을 다시 국민의힘에 돌려줄 기회”라며 “진짜 검·경의 수사 대상이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