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물가 상승률 3.2%…9년9개월 만에 최고치

2021.11.02 08:00 입력 2021.11.02 13:52 수정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서울의 한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유가 상승과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부는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효과가 12일부터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2월(3.0%) 마지막으로 3%대를 나타냈다.

지난달 물가는 석유류가 끌어올렸다. 휘발유(26.5%), 경유(30.7%), 자동차용 LPG(27.2%)가 모두 상승하며 석유류 상승률(27.3%)은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았다. 빵(6.0%)을 비롯한 가공식품(3.1%)도 오르면서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이는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최대 상승폭이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기료가 2.0% 오르며 전기·수도·가스 물가는 1.1% 상승했다.

그동안 오름세를 이어가던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0.2% 오르는 데 그쳐 8월(7.8%)과 9월(3.7%) 대비 상승세가 크게 둔화됐다. 배추(-44.6%), 사과(-15.5%), 파(-36.6%) 등 농산물은 6.3% 내렸다. 다만, 달걀(33.4%)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며 돼지고기(12.2%), 국산 쇠고기(9.0%), 수입 쇠고기(17.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지난해 10월 통신요금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휴대 전화료가 25.5% 오르면서 공공서비스는 5.4%나 뛰었다. 공공서비스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0.69%포인트인데, 이 중 0.67%포인트가 통신비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3%) 등의 영향으로 개인서비스도 2.7% 올랐다. 전세는 2.5% 상승해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월세는 0.9%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8% 오르며 2012년 1월(3.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의 물가를 집계한 생활물가지수도 4.6% 오르며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오름세가 이어졌다”며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주유소는 유류세 인하조치 시행 당일인 12일부터 유류세 인하분을 즉시 반영하도록 하고, 자영 주유소도 주유소협회를 통해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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