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나란히 ‘새 미사일 과시’…21세기 흔드는 ‘군비 전쟁’

2022.04.21 22:07
정원식 기자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이 시험발사되고 있다(왼쪽 사진). 중국은 21일 최신형 구축함에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EPA연합뉴스·웨이보 캡처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북서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이 시험발사되고 있다(왼쪽 사진). 중국은 21일 최신형 구축함에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EPA연합뉴스·웨이보 캡처

러시아, 차세대 ICBM ‘사르맛’ 시험발사 성공
사거리 1만8000㎞·핵탄두 ‘히로시마 2000배’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RS-28 ‘사르맛’의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발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공세를 시작해 전쟁이 새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실시됐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간으로 오후 3시12분 아르한겔스크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사르맛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시험용 탄두가 캄차카반도의 예정된 지역에 정확히 명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이 사르맛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이며 테스트 과정을 마무리한 후 전략 미사일 부대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사르맛은) 우리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위협으로부터 러시아의 안보를 확실히 보장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을 다시 생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의 마케예프 로켓 설계국에 의해 2009년부터 개발돼온 RS-28 사르맛은 격납고 발사형 3단 액체연료 로켓형 ICBM이다. 최대 사거리가 1만8000㎞에 달하는 사르맛은 메가톤(TNT 폭발력 100만t)급 개별 유도 재진입 다탄두(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한 번에 15개의 개별 목표물에 대해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브젝트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HGV·음속의 5배 이상) 탄두도 탑재할 수 있다. 사르맛에 장착된 핵탄두의 위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00배 이상이다. 러시아는 사르맛 한 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의 개발을 2018년 완료하고서 지금껏 시험발사를 여러 차례 미뤄왔지만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사일 시험을 단행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러시아는 시험발사 전 미국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사르맛 시험발사가 미국이나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그러한 시험발사는 통상적인 일로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 시험발사 영상 공개
해군 창설 73돌 앞두고…미국·대만에 ‘경고’ 해석

중국이 오는 23일 해군 창설 73주년을 앞두고 첨단 대함 미사일과 신형 구축함을 잇따라 공개하며 해상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과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억지력을 보여주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해군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신형 구축함에서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처음 공개했다고 21일 보도했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1만t급 신형 055형 구축함에서 사거리가 1000~1500㎞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쏘아올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미사일은 ‘YJ-21’ 또는 ‘이글 스트라이크-21’로 불리는 첨단 대함 미사일로 항공모함 전단 전체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영상 공개를 미국과 대만을 겨냥한 전략적 억지력 과시로 보고 있다. 해군 전문가인 리제(李傑)는 “055형 구축함을 YJ-21 미사일로 무장시키는 것은 대만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외국 선박이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동시에 미국의 해양 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우천밍(周晨鳴) 위안왕군사과학기술원 연구원은 “YJ-21은 극초음속 미사일이기 때문에 요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전례없는 이 미사일 발사 실험은 중국이 더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미국과 대만에 경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해군은 미사일 발사 실험과 함께 신형 구축함 3척의 훈련 영상도 잇따라 공개했다. 구축함은 대함 및 대잠 공격을 주임무로 하는 중대형 함정을 말한다.

미사일 발사 실험에 동원된 것을 포함한 055형 구축함 2척과 신형 052D형 구축함 1척이다. 055형 구축함은 함대공·함대함·함대지 미사일과 대잠 어뢰를 장착한 중국 차기 항모 전단의 핵심 전략으로 개발됐으며, 중국 해군이 보유한 가장 우수한 성능의 구축함으로 알려져 있다. 또 7500t급인 052D 구축함은 중국의 첫 이지스 구축함으로 알려진 052C의 레이더와 무기 체계를 개량한 것으로 64개의 수직 발사체계(VLS)와 다양한 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조만간 새로운 군함이 더 많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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