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당인데 왜 ‘2번’이냐고요?

2022.05.24 21:31 입력 2022.05.24 23:23 수정

70대 이상 어르신 유권자들

여전히 국민의힘을 ‘1번’ 혼동

현행법상 의석 다수당이 ‘1번’

국민의힘, 여당인데 왜 ‘2번’이냐고요?

“여당이 기호 1번 아니야?”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며 국민의힘이 여당이 됐지만, 6·1 지방선거에서는 ‘기호 2번’을 달고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여당이 기호 1번’이라는 생각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착각하는 유권자가 의외로 많다. 이 때문에 영남 등 국민의힘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여당이 기호 2번’이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후보들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재훈 국민의힘 대구 달성군수 후보는 최근 선거 유세차량과 명함의 디자인을 바꿨다. 70대 이상 유권자 가운데 국민의힘을 ‘기호 1번’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최 후보는 “경로당과 노인정 등을 찾으면 ‘집권여당이 1번이지 왜 2번이냐’고 묻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설명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유세차량의 전광판과 명함 뒷면에 투표용지 그림과 함께 2번을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넣어 다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범석 국민의힘 충북 청주시장 후보 측은 “노인분들이 다가와 ‘우리는 무조건 국민의힘이여. 1번 찍을 거여’를 외친다”며 “난감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공천을 받아 재선에 도전하는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이런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 후보 선거공보물에는 기호 1번이 분홍색으로 표시됐고, 현수막 인물 사진도 분홍색 셔츠를 입고 찍은 것이다. 민주당 측은 “전략적 선택이란 점은 인정하지만 이번 선거를 끝으로 정당 색깔에 따라 후보가 평가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모씨(40·충북 청주)는 “투표용지에 당을 상징하는 색이나 심벌을 넣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상 기호 배정은 후보자 등록 마감일 기준으로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의 후보, 국회의석이 없는 정당의 후보, 무소속 후보의 순으로 기호가 결정된다.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은 다수 의석 순으로 하고 의석이 없는 정당은 가나다순, 무소속 후보는 추첨을 통해 기호를 정한다. 기호 배정은 헌법소원까지 갔다. 바른미래당 소속 부산지역 지방선거 후보들은 2018년 국회 의석수에 따라 후보자 기호를 부여하는 것은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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