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20년 만에 돌려드렸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행정자치부 장관이었던 김 의원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뒤 자진사퇴했다. 임명 7개월 만이었다. 박 장관은 이때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김 의원 해임에 앞장섰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2003년 9월3일 한나라당이 행자부 장관이던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사실을 언급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미군기지에 침입한 사건 책임을 물어 김 의원 해임건의안을 가결시켰다.
김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의 대변인이 바로 박 장관이었다”며 “해임안이 통과되자 박 대변인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승리’라고 논평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시 저의 해임은 누가 봐도 부당하고 정치적인 것이었다”며 “그렇지만 저나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박 장관께 그대로 돌려드리면서 인간적인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것 또한 정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박 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외교를 책임지는 국무위원”이라며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고 국익을 책임지는 외교 실패에 대한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임건의안 통과는 외교 실패와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경고이자 회초리”라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겸허히 국민의 뜻으로 받들고 국정 정상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가결시켰다. 170명이 투표해 찬성 16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통과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박 장관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번 박 장관까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모두 일곱 차례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임건의안 통과 직후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