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되살아난 남욱?···“곽상도, 김만배에 회삿돈 꺼내고 징역 가라했다”

2022.11.28 19:12 입력 2022.11.28 19:19 수정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 공동 취재

대장동 민간개발업자 남욱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 공동 취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회사에서 (돈을) 꺼내고 징역 3년 갔다 오면 되지”라고 말했다가 다퉜다는 남욱 변호사 증언이 나왔다. 석방 후 대장동 재판에서 연일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남 변호사가 ‘50억 클럽’ 재판에서도 반년 만에 새로운 증언을 내놓은 것이다. 김씨와 곽 전 의원 측은 검찰 조사를 거치며 달라진 남 변호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28일 곽 전 의원 뇌물 혐의 재판에서 남 변호사를 재차 증인으로 신문했다. 남 변호사는 2018년쯤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곽 전 의원, 김씨, 정영학 회계사와 모인 저녁 자리에 대해 증언했다.

“돈 주고 징역 가라는데…” 구치소에서 떠오른 남욱의 새로운 기억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연합뉴스

남 변호사는 ‘당시 김씨와 곽 전 의원이 다툰 상황에 대해 추가로 기억난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는데 어떤 부분인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 “돈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곽 전 의원이 취해서 ‘야 그거 회사에서 꺼내고 그냥 3년 징역 갔다 오면 되지’라는 말을 가볍게 하셨는데 갑자기 김만배 회장이 화를 엄청 내고 거의 막 싸웠다”고 했다.

또 “곽 전 의원이 돈 얘기를 꺼내서 이 사달이 난 걸로 기억한다”며 “김만배씨가 없다고 하니 곽 전 의원이 회사에서 꺼내고 징역을 살라고 하니까 화내고 난리가 났다. 돈 주고 징역가라 하는데 화 안 낼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검찰은 당시 저녁 자리에서 곽 전 의원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나눠야지”라며 자신의 몫을 요구해 김씨와 다툼이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둘 사이 언쟁이 있었다는 것은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의 공통된 진술이나,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은 곽 전 의원이 ‘돈 많이 벌었으면 기부 좀 하라’고 훈계하듯 말했다가 다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곽 전 의원이 금전 요구를 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증언을 남 변호사가 한 것이다.

남 변호사는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추가로 받던 중 기억이 새로 떠올랐다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 측이 ‘(지난 5월 법정에선) 술을 많이 마셔 구체적인 기억이 없다고 증언했는데, 시간이 한참 흐른 후 기억이 특별하게 생긴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계속 구치소에 있다보니 ‘징역 갔다오면 되지’ 멘트가 기억이 나서 (최근 검찰) 면담 과정에서 (진술이) 나오게 됐다”고 했다.

곽상도 “저한테 왜 이런 가혹한 재판을”…김만배 측 “검찰 회유·압박에 믿을 수 없는 진술”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에 도움을 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1.28. 연합뉴스

곽 전 의원과 김씨 측은 서로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하면서 남 변호사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 변호인 측은 이날 남 변호사를 증인석에 세우기 전부터 검찰과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이 다른 사건을 조사하던 중 남 변호사가 곽 전 의원과 김 씨의 다툼 상황에 대해 증언을 했기 때문에 남 변호사의 증언을 이 재판의 증거로 활용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직접 발언권을 얻어 재판부를 향해 “검찰이 새삼스럽게 또 다른 과정에서 조사한 걸로 나온 얘기를 (증거로) 제출한다고 한다”며 “저한테 왜 이렇게 가혹한 재판을 하십니까”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다툼 상황에 대한) 남 변호사 증언은 증거능력이 모두 인정될 수 없다”며 “다수의 사건에서 수사를 받고, 기소된 남 변호사로서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 답변 유도·암시 등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사실에 대한 기억이 흐려질 수 있을지언정 처음보다 명료해지기 어려운데, 남 변호사가 최근 (구치소 내 자신의 수용거실) 압수수색 후 새로운 사실을 기억했다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며 “절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나온 진술일 가능성이 커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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