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우회했다···포드, 중국 CATL과 미국에 배터리 공장 짓기로

2023.02.13 15:07 입력 2023.02.13 15:43 수정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이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와 손잡고 결국 미시간주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미 정부의 강력한 견제에도 중국 배터리사가 우회적으로 북미 시장에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SK온 등 한국 3사의 현지 전략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포드와 CATL은 이르면 다음 주 중 합작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공장은 미 미시간주 남서부에 설립되며 약 35억 달러(4조4000억원)가 투입된다. 이 공장 설립으로 최소 2500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포드는 성명에서 “우리는 포드 차량에 CATL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개발을 탐구 중이며 북미 생산을 현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가 공장 지분 100%를 갖는다. CATL은 지분을 갖지 않되 배터리 기술 및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장 운영에 참여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해서다. IRA 규정 상 전기자동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해야만 한다. 또 ‘해외 우려기업’이 만든 배터리는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를 견제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이번 미시간 공장은 CATL이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포드는 단가 절감을 위해 CATL과의 합작공장 건립 계획을 지난해부터 논의해 왔다. 포드의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와 ‘F-150 라이트닝’에 단가가 비교적 저렴한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버지니아주도 합작공장 후보지로 물망에 올랐으나, 글렌 영킨 주지사가 “포드와 중국의 협력 관계는 안보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무산됐다. 미·중 갈등에 따른 반중 정서가 팽배해지면서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는 중국 자본의 투자를 거부하거나 정책적으로 가로막는 사례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반면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다. 중국 배터리업체 궈쉬안하이테크도 지난해 미시간주에 23억6000만 달러를 들여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CATL은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7%를 기록한 1위 기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들로서는 북미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K온이 대표적으로, 이 회사는 북미에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테네시주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