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만 주둔 미군 4배 이상 증원”

2023.02.24 12:11 입력 2023.02.24 12:41 수정

대만 군인들이 지난해 7월27일 중국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인 ‘한광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신타이페이 | EPA연합뉴스

대만 군인들이 지난해 7월27일 중국의 침공 상황을 가정해 매년 실시하는 군사훈련인 ‘한광 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신타이페이 | EPA연합뉴스

미국이 현재 대만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을 4배 이상으로 증원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미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대만에서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있는 특전사와 해병대 등 미군 병력을 1년 전의 약 30명에서 앞으로 몇달 이내에 100~2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증원 계획은 이달 들어 중국 정찰 풍선의 출현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다시 경색되기 몇 달 전에 마련됐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맺고 있던 상호방위조약을 폐기하고 미군을 철수시켰지만 소수 병력의 대만 주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021년 10월 미 특전사 요원과 지원 병력 등 20여명이 대만에 주둔 중이라는 WSJ 보도가 나오자 CNN 인터뷰에서 해당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대만군은 미시간주 북부 그레일링 기지에서도 미시간주 방위군과 함께 해마다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 주둔 미군을 큰 폭으로 증원하는 것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방어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이른바 ‘호저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뾰족한 가시로 자신을 방어하는 호저처럼 섣불리 공격했다가는 강대국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수준의 방어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증원되는 미군 병력은 미군 무기 운용법만이 아니라 중국 침공에 대비한 군사작전에 대한 훈련도 맡을 예정이다.

한 미국 관리는 WSJ에 “한 가지 어려운 것은 중국이 어디까지 인내할 것이냐는 점”이라면서 “가까운 미래까지는 괜찮을 거라고 보지만 이는 매번 결정을 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대 중국 대사관,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 미 국방부, 백악관 등은 이날 WSJ 보도에 대해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마티 마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 주둔 병력 증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며 대만 해협과 대만 영토 내의 평화와 안전 유지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재 대만 대표부도 훈련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 없이 “수십년 동안 대만과 미국은 대만 해협의 방위와 평화 유지를 위해 긴밀히 협조해왔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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