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강미선, 무용계 최고상 ‘브누아 드 라 당스’ 영광

2023.06.21 09:13 입력 2023.06.21 22:37 수정

한국인 다섯 번째로 세계 최고 무용수 선정

유니버설발레단서 21년째 활동…최장기 근속

발레계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계 최고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를 수상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계 최고 영예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강미선(39)은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발레리나이다. 해외 발레단이 아닌 한국 유니버설발레단에서만 21년을 활동했다. 이 발레단 역사상 최장기 근속이다. 파격적인 승급은 없었다. 2002년 18세에 입단해 2005년 드미 솔리스트, 2006년 솔리스트, 2010년 시니어 솔리스트를 거쳐 2012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하며 천천히, 그러나 단단히 실력을 쌓아왔다. 엄청난 ‘연습광’으로 알려졌다. 묵묵한 노력이 한국인으로선 다섯 번째로 세계 최고 무용수에 선정되는 꽃을 피워냈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국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중국 국립발레단 프리마 발레리나 추윤팅을 최우수 여성 무용수로 공동 선정했다. 강미선은 지난 3월 국립극장에서 공연한 <코리아 이모션> 중 ‘미리내길’에서 죽은 남편을 향한 부인의 애절한 그리움을 연기해 이 상을 받았다.

강미선은 유니버설발레단을 통해 “후보들이 워낙 대단한 무용수들이어서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고 후보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무엇보다 한국의 창작발레를 세계 무대에 알릴 수 있어 기쁘다. 심사위원들에게 한국 고유의 감정이 녹아 있는 ‘정(情)’의 느낌이 잘 전달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올해 다른 후보로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수석무용수) 도로시 질베르,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엘리자베타 코코레바,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나가히사 메이, 카자흐 국립오페라 발레극장 솔리스트 말리카 엘치바예바가 있었다.

발레리나 강미선(오른쪽)과 발레리노 이현준이 <코리아 이모션> 중 ‘미리내길’을 연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리나 강미선(오른쪽)과 발레리노 이현준이 <코리아 이모션> 중 ‘미리내길’을 연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강미선은 2014년 유니버설발레단 동료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36)와 결혼했다. 2021년 10월 아들을 출산한 뒤 5개월 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2007년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여자 시니어 부문에서 우승했고, 2009년 한국발레협회 프리마발레리나상, 2018년 한국무용협회 김백봉상 등을 수상했다. <백조의 호수> <심청> <춘향> 등의 유니버설발레단 대표 레퍼토리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국립발레단과 함께 한국의 양대 발레단으로 꼽힌다.

‘브누아 드 라 당스’는 1991년 국제무용협회(현 국제무용연합) 러시아 본부에서 제정했다. 1992년부터 매년 최고 남녀 무용수, 안무가, 작곡가 등을 선정해 ‘무용계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린다. 강미선은 강수진(1999년), 김주원(2006년), 김기민(2016년), 박세은(2018년)에 이어 다섯 번째 한국인 수상자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강미선은 시상식 이후 갈라 콘서트에서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과 함께 ‘미리내길’과 ‘춘향’의 해후 파드되를 선보였다.

발레리나 강미선(오른쪽)과 발레리노 이동탁이 <춘향>의 해후 파드되를 연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발레리나 강미선(오른쪽)과 발레리노 이동탁이 <춘향>의 해후 파드되를 연기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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