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2교시 수학영역을 응시하지 않는 수험생 비율이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4학년도 수능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 지원자 50만4588명 중 5.3%를 차지하는 2만6505명이 수학영역을 응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16학년도 수능 때의 6.4% 이후 가장 높고,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4.2%)보다 1.1%P 올랐다. 현재와 같은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4.1%)보다는 1.2%P 더 높다.

수학영역을 치르지 않는 수험생 비중이 늘어난 현상은 4년제 일반대 기준 대입에서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비중이 역대 최고인 78.8%를 기록한 점과 관련이 클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수시 합격생의 최저학력 기준은 수능의 2개 영역에서만 일정 등급 이상이면 충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평이한 영어·탐구영역에 집중하고 까다로운 수학은 아예 포기하는 수험생이 늘어난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우 88%를 수시로 뽑으니, 수능 준비에 부담스러운 수학은 등한시하고 좀 더 쉬운 사회탐구나 영어영역으로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학을 선택한 응시생 중에서는 대체로 이과 수험생들이 많이 고르던 선택과목으로 쏠리는 현상이 이전보다 두드러졌다. 대학의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주로 요구하는 수학영역 선택과목인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비율은 53.2%였다. 최상위권 수험생이 의대로 몰리는 가운데 인문계열로 지원하는 수험생 중 일부에서도 미적분이 높은 점수를 받기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대표는 “올해는 확률과 통계 대신 미적분으로 갈아탄 상위권 문과 학생들이 작년보다 2배는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