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왕궁이자 도성인 경주 월성으로 들어가는 폭 20m의 신라시대 진입 도로가 확인됐다.

궁궐이 있던 월성과 당시 도심을 연결하는 큰 도로의 확인은 신라시대 최고 중심지인 월성과 왕경 전체도시 구조 등의 연구에 좋은 자료라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발굴조사기관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발굴조사 중인 월성 북쪽의 하천인 발천(撥川) 권역에서 남북방향의 큰 대로를 확인했다”며 “23일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발굴조사 현장에서 연다”고 21일 밝혔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월성의 북쪽 진입로인 남북대로는 발천을 건너기 위해 만든 돌다리가 있던 터(석교지) 주변에서 확인됐다. 발굴단은 지난해 발천 일대 발굴조사에서 발천의 옛 물길과 함께 신라 문무왕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교지를 새롭게 확인했는데, 이번에는 발천 석교지에서 시작되는 남북대로를 찾은 것이다.

발굴단은 “월성으로 들어가는 넓은 길인 대로는 폭이 20m이며, 바닥에는 잔자갈을 깔고 다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남북대로 확인으로 당시의 궁궐(월성)과 연결되는 신라왕경 도시골격의 실체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발굴조사 결과, 대로의 북쪽은 당시 북쪽에 있던 궁궐 등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로의 서쪽편에는 폭 80㎝ 크기의 배수로를 두었다. 서쪽 지역에서는 다양한 대형 건물군, 우물 등이 확인된 바 있다. 동쪽편에는 월성 밖의 관청들이 있던 관아유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단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관원들이 행정 사무를 보던 관아 건물군의 아래층에서 월성 성벽 아래층에서 발견된 3~4세기 경의 토기들이 출토돼 월성 축조 이전 시기의 신라문화 연구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발천 권역의 발굴조사는 신라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로 2019년부터 진행 중이다. 발천은 인근 ‘동궁과 월지’ 유적에서 월성 북쪽과 계림을 지나 남천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신라 시조인 박혁거세의 비 알영의 일화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전해지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사량리 알영정에 계룡이 나타나 왼쪽 옆구리로 여자 아이를 낳았는데 입술이 닭의 부리 같아 냇가에 가서 목욕을 시켰더니 그 부리가 퉁겨져 떨어졌으므로 그 천의 이름을 발천이라 했다’고 기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