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

2014.08.20 21:11

인간이 뇌를 100% 쓴다면?… 진화된 액션, 진지한 SF

영화 <루시>는 액션 영화로 소개됐다. 하지만 볼만한 액션신이 나오는 SF영화라고 소개하는 게 더 적합하다. 영화는 시종 과학적, 철학적으로 심오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루시(스칼렛 요한슨)의 생각과 행동이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액션은 ‘거들 뿐’이다.

<루시>는 술 마시고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 루시가 마약을 운반하는 조직폭력집단과 우연히 연루되는 것에서 출발한다. 조직폭력집단은 루시를 약물 운반책으로 이용하기 위해 루시의 몸 안에 약을 집어넣는다. 이 약물이 우연히 루시의 몸에 퍼지면서 루시의 뇌 기능이 점점 발달한다. 루시의 신체적, 지능적인 능력은 인간을 넘어서 초인적으로 변화한다. 루시에게서 일어나는 다소 공상과학적인 변화가 영화의 주 내용이다.

[리뷰]영화 ‘루시’

영화는 시종일관 과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평균적으로 전체 뇌용량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데 만약 인간이 뇌의 더 많은 부분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인간이 존재하는 목적은 무엇이며,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행동을 보이는가. 뤽 베송 감독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얻은 과학적 사실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감독이 던지는 철학적인 주제에 궁금증을 가지고 몰입하는 사람에게 이 영화는 100점 만점짜리가 될 수 있다. 지적 자극을 주는 소재를 다루지만 SF영화의 틀을 따르지 않아 신선하고, 자동차 추격신 같은 긴장감 넘치는 액션신도 나온다. 누아르적인 감성이 녹아 있는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가는 관객은 영화가 너무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고 느낄 수 있다.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배우 최민식의 대활약을 기대하고 가는 관객은 실망할 수도 있다. 영화는 루시에게만 강하게 초점을 맞춘다. 최민식의 연기는 훌륭하지만 그가 맡은 미스터 장의 분량은 루시에 비해 너무 적다. 또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지만, 이야기를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존재는 아니다. 오히려 <범죄와의 전쟁>이나 <친절한 금자씨>에서 보았던 매력적인 악역의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너무 친숙하다보니 한국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진 못할 것 같다. 개봉은 다음달 4일이다. 총 상영시간은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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