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 다중우주의 진정한 시작…‘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2022.05.04 09:13 입력 2022.05.04 19:00 수정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 4기에 속하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했다. 주인공들은 ‘멀티버스’라는 다중우주 개념이 도입된 세계관 속에서 새로운 난관에 부딪힌다. 공포 장르의 대가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마블 영화임에도 일부 장면에서 스릴러나 고어 영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장면이 눈에 띈다.

<완다비전>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서비스된 마블 시리즈를 미리 본 관객이라면 영화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진다. 영화는 개봉 전날까지 사전 예매 만으로 100만 관객을 넘겼다. 극장가 팝콘 취식 허용, 어린이날 휴일과 맞물려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 팬데믹으로 오랜 기간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활력을 돌게 할지 주목된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전설의 마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의 모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전설의 마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의 모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앞선 작품 알아야 이해 가능한 MCU 멀티버스

주인공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싸우고 있는 자신이 등장하는 꿈을 꾸며 눈을 뜬다. 그 역시 타노스 사태 이후 5년이 지난 시간을 쓸쓸히 살아가고 있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상실감은 이번 영화에도 역시 이어진다. 이는 MCU 4기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의 기초 정서인 듯하다.

슬퍼할 시간은 많지 않다. 상영시간이 2시간 6분으로 마블 영화로서는 길지 않은 편인데 방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려니, 영화는 급속도로 전개된다. 다시 도심에 괴물이 나타나고, 멀티버스 이동이 가능한 새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가 등장한다. 소서러 슈프림이 된 ‘웡’(베네딕트 웡), 전설의 마녀 스칼렛 위치로 각성한 ‘완다’(엘리자베스 올슨)가 차례로 소개된다. 차베즈와 스트레인지의 멀티버스 이동이 본격화하고 이를 뒤쫓는 완다의 이야기가 쉴 새 없다. 멀티버스를 그려내는 영화의 시각 효과가 독특한 편인데, 이미지가 주는 혼란함에 더해 줄거리 역시 쫓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정말 제목처럼 ‘대혼돈’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MCU 3기 마지막 작품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과 이번 영화 사이 마블은 4편의 영화, 5편의 드라마, 1편의 애니메이션을 내놨다. 이 중 영화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드라마 <완다비전> <로키>, 애니메이션 <왓 이프...?>는 이번 영화의 주요 줄거리와 마블의 멀티버스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요한 작품들이다. 특히 <완다비전>은 이번 영화의 메인 빌런인 완다가 왜, 어떻게 스칼렛 위치로 각성하는지를 담았기에 이 드라마를 알지 못한다면 중간중간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같은 전개는 앞선 이야기가 궁금하면 디즈니플러스에 가입하라는 마블의 속삭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왼쪽부터)와 웡,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 스트레인지와 차베즈는 멀티버스 이동을 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왼쪽부터)와 웡, 닥터 스트레인지의 모습. 스트레인지와 차베즈는 멀티버스 이동을 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만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멀티버스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만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멀티버스의 또 다른 ‘나’…다양한 캐릭터 등장

멀티버스를 다룬 영화답게 기존 MCU 세계관이 아닌 다양한 우주에서 활약하는 ‘또 다른’ 스트레인지를 비롯해서, 그간 마블의 여러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이들이 이름만 같은 다른 성격의 히어로들로 등장한다. <엑스맨> 시리즈의 ‘찰스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등 개봉 전부터 누가 영화에 등장하는지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대부분 예측한 대로 들어맞았지만, 등장 여부와 캐릭터 설정이 소문과는 다른 것들도 있다.

멀티버스의 또 다른 나로서 배우들은 1인 다역을 소화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지난 2일 화상 인터뷰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 자체가 굉장히 다층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멀티버스라는 도구를 통해 여러 버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었다”며 “‘닥터 스트레인지’의 진화 과정을 여러 버전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캐릭터가 누구인가를 굉장히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영화에는 각각의 우주에서 활약하는 악하거나 선한 스트레인지가 등장한다. 이를 통해 MCU 세계관의 스트레인지는 또다시 성장한다. 히어로로서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다시 성장하는 그의 서사는 앞서 마블 시리즈의 중심이었던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과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짐을 앞으로 스트레인지가 대신 짊어질 것임을 예상케 한다.

■샘 레이미의 ‘공포’ 더한, 스릴러 블록버스터

앞선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금씩 소개됐던 멀티버스 이동을 전면으로 부각하고 새로운 히어로들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MCU 4기 이야기의 토대를 세웠다고 볼만하다.

공포 장르 거장 샘 레이미가 이번 영화를 맡으며, 마블 영화에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 것도 특징이다. 토비 맥과이어가 출연했던 <스파이더맨> 3부작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감독은 <그루지>, <드래그 미 투 헬> 등을 기획 혹은 감독하며 공포 장르에서 많은 이력을 쌓았다. 이번 영화가 ‘수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영화의 어두운 느낌은 주로 완다가 담당한다. 그녀가 등장하는 일부 장면에서는 <샤이닝>의 추격신이 떠오르기도 한다. 공포감을 주기 위해서 배경 음향 활용도 극대화됐다. <에일리언>이나 <쥬라기공원> 류의 작품에서 괴물이 나타나기 전 관객의 감정을 고조시킬 때 쓰는 음악이 종종 등장한다. 일견 신선한 느낌이 들면서도 마블과 샘 레이미 공포의 조화가 유치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을듯하다.

쿠키 영상이 있다.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하는 새 캐릭터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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