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귀국 전세기서 기자회견 “세월호 고통 앞에서 중립 지킬 순 없었다”

2014.08.19 22:02 입력 2014.08.20 03:10 수정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세월호 참사 가족에 깊은 관심을 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방한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b>떼지 않은 세월호 리본</b>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로마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교황이 왼쪽 가슴에 세월호 유족들이 선물한 노란 리본을 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떼지 않은 세월호 리본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로마로 돌아가는 전세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교황이 왼쪽 가슴에 세월호 유족들이 선물한 노란 리본을 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교황은 “(세월호) 리본을 유족에게서 받아 달았는데 반나절쯤 지나자 어떤 사람이 내게 와서 ‘중립을 지켜야 하니 그것을 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 제안에 교황은 그에게 인간적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리본을 떼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한 사람은 바티칸 수행단 일원일 것”이라며 “한국 측에서 그런 제안을 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교황 방한을 정리하는 기사에서 16일 광화문광장 시복식에 앞서 카퍼레이드하던 교황이 차에서 내려 세월호 유족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준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교황은 17일 세월호 희생자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에게 직접 세례를 줄 때도 “인간적 고통 앞에 서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게 된다”며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정치적 이유로 그렇게 한다’고 여기겠지만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면서 우리는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한국민은 침략의 치욕을 당하고 전쟁을 경험한 민족이지만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분단으로 많은 이산가족이 서로 상봉하지 못하는 것은 고통”이라면서도 “남북한이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인 만큼 희망이 있다”는 기대를 표했다. 그리고 남북의 하나됨을 위해 예정에 없던 침묵의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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