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덩달아 급등 ‘2중 압박’… 금리인상 가능성

2010.10.01 22:10

커지는 물가 불안

채소 가격 안정돼도 소비자물가 3%대 예측

채소값 급등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3%대 중반을 기록하면서 물가불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채소값 급등세가 조기에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곡물과 원유, 금 등 국제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 8~9월 시장의 인상 예상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이 이달에는 금리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급등한 데는 채소 가격 급등의 영향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최근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금반지 가격도 19.4% 급등했고 국제 원유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12.1%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해외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양방향에서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원자재 수입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0% 상승했다. 러시아가 수출 중단을 선언했던 밀 가격이 전달보다 25.8% 올랐고 철광석(16.2%), 아연광석(12.7%) 등 광산품 가격도 급등했다. 국제원유가도 북반구의 겨울이 다가오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11달러 오른 배럴당 79.97달러로 8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 9월에만 11.2%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을 유지했다 해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에 달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정도만 돼도 지난 1월(3.1%)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자물가는 국내 채소 가격이 안정된다 해도 3%대 이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3·4분기 2.8%에서 4·4분기 3.2%로 올라간 뒤 내년에는 연간 3.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채소 가격 급등이 포장김치 등 가공식품과 외식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면 소비자물가는 더욱 급등할 우려가 높다.

물가 상승세는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악화시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는 등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 1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인상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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